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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 달 새 국감 3번 불려가는 김범수···"국회 체면이 그렇게 중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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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사과·재발방지 약속에도

"우리가 못부르면 체면 말 안돼"

국회 상임위원들 발언에 비난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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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035720) 이사회 의장이 이번 주에 세번째로 국정감사 현장에 불려나갈 예정이다. 최근 5년간 ‘10대 재벌 총수’ 중 국감에 출석했던 총수가 한 명도 없었던 것에 비교하면 과도한 ‘괴롭히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 의장은 이번 국감에서 이미 두 번이나 출석해 문어발 사업 확장 등 각종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책 마련까지 약속했기 때문에 또 다시 출석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국회의원 체면 세우기’라는 목소리가 크다.

17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1일 열리는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김 의장을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박대준 쿠팡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정무위원회, 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에 이어 세번째 국회에 출석한다. 정무위와 산자위 국감에서 의원들은 카카오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플랫폼 독과점 문제 등에 대해 질타했다. 김 의장은 거듭 사과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 절대 진출하지 않을 것은 물론 만약 관여돼(있는 사업이) 있다면 반드시 철수하겠다”며 “앞으로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카카오T 택시 등 자사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더라도 수수료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플랫폼이 활성화 될수록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장 외에도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등 카카오 계열 기업에서 올 국감에 총 9회 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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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국감 출석 이후 카카오 그룹 내 각 계열사 대표들과 수시로 회의를 여는 등 국회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일부 사업 철수는 기존 카카오 플랫폼에 의존하던 파트너사와 종사자들의 타격이 뒤따를 수 있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또 국감에 호출되자 “어차피 같은 말만 반복해서 오갈텐데 굳이 증인으로 세워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체면 세우기’ 차원에서 김 의장을 수 차례 호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회 상임위 회의록에 따르면 “다른 위원회에서 증인 채택이 됐는데 우리가 채택을 못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등의 발언이 나온다. 아울러 “7~8군데에서 벌 주듯이 부르는 것은 국회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 등 문제점을 알고도 꼭 부르겠다는 의원들의 고집도 드러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총수가 상임위를 바꿔가며 같은 해 국감에 세 번 이상 나간 전례가 없다”며 “국회가 상생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해 놓고선 국감에 쉴 새 없이 불러 상생안 마련할 시간도 주지 않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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