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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韓商 네트워크 2002년 첫발…이젠 중국 華商대회 견줄 파워 [스페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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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 매경과 함께한 세계한상대회 발자취 ◆

매일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7차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한상들이 외환통장을 만들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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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차 세계한상대회(世界韓商大會)가 19일부터 사흘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된다. 2002년부터 세계한상대회를 재외동포재단과 공동 주관해온 매일경제는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해왔다. 1회부터 18회 대회 때까지 누적 참가자 수는 5만7831명에 이른다.

2002년 28개국에서 온 한상 968명으로 출발했던 세계한상대회는 2019년엔 60여 개국 한상 1000여 명과 국내 경제인 3000여 명 등 총 4000여 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열리며 1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 20년간 매일경제가 키워온 세계한상대회는 중국인들의 세계화상(華商)대회나 유대인들의 네트워크에 버금가는 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한민족 경제단체들은 있었지만, 중국 세계화상대회처럼 한민족 경제인을 포괄하는 대표 조직은 없었다. 또한 오대양육대주를 누비고 있는 한상들이 속출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활동상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국내와의 연결성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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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제18차 세계한상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한상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를 건너뛰었고 10월 19일 제19차 세계한상대회가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된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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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상대회의 기원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한상대회 아이디어는 권병현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게서 나왔고, 그는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힘을 합쳐 대회를 키웠다. 주중 대사를 거쳐 2000년 11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권병현 전 이사장은 중화권 화상들이 중국 개혁·개방 초기에 큰 역할을 한 것을 보고 화상대회에 관심을 가졌다. 세계화상대회는 1991년부터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다. 권 전 이사장은 "세계화상대회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덩샤오핑에게 건의해서 만든 네트워크로, 중국 경제 발전에 화상들이 크게 기여했다"며 "우리도 화상대회처럼 한상 네트워크를 키워보자는 대의명분을 갖고 한상대회 준비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1월 재외동포재단 내 경제부를 만들며 한상의 조직화에 착수했다. 아울러 일본의 한창우 마루한 회장과 조선족 출신으로 최고위직에 오른 조남기 정협 부주석 등 한상 리더들을 만나 한상대회 발족에 도움을 요청했다. 실리콘밸리 신화로 불리는 이종문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은 5번이나 만났다. 권 전 이사장은 장대환 회장과 만나 한상대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그는 "당시 장 회장과 만나 한상대회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며 "전 세계에 흩어진 한상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으면 어마어마한 파워가 날 것이라는 데 서로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재외동포재단은 내부 검토를 거쳐 세계한상대회 성공을 위해서는 한상의 의미를 잘 아는 언론사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계한상대회 준비위원회가 구성됐으며, 6월 매일경제신문과 재외동포재단은 공동주관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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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제1차 세계한상대회 준비위원회가 미주상공인단체총연합회 등 동포 경제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03년 7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화상대회를 매경과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들이 함께 참관하기도 했다. 당시 매일경제에선 한명규 산업부장(현 JTV전주방송 대표)이 한상대회 실무를 맡았다. 그는 어려운 고비마다 한상들과 한인 경제단체들을 설득해 한상대회 참여를 이끌어냈다. 재외동포재단의 한상대회 추진은 경제부에서 맡았다. 동포재단 경제부는 기획예산처에서 파견 나온 송병선 경제부장 등이 실무를 담당했다.

매일경제와 재외동포재단은 미국 일본 카자흐스탄 브라질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동포 CEO들과 회합을 갖고 한상대회 참여를 설득했다. 그러면서 한상 관련 단체들이 각자의 위상을 조금씩 양보하고 세계한상대회라는 우산 아래 하나가 됐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굳이 왜 한상대회를 만들려 하느냐며 반대 의사를 밝힌 한상들도 있었다. 그러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2002년 10월 제1차 세계한상대회를 한상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렀다. 한상들로부터 3000만달러의 투자도 유치했다. 이종문 회장을 비롯해 한창우 회장,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 황규빈 텔레비디오 회장, 류영수 시스코 부사장,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 조병태 소네트그룹 회장 등 성공한 한상들이 1차 대회를 빛냈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차 세계한상대회장을 찾았다. 신 명예회장은 20세가 갓 넘은 1941년 부관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간 한상으로, "산업 불모지인 모국에 기업을 일으켜 국가와 사회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한상정신'을 실천했다. 화상대회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고 리콴유 전 총리는 영상축사를 보내 한상들을 응원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상대회 폐막식에 앞서 한상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했다.

1차 대회에서 한상들은 "한상 네트워크는 모든 재외동포 경제인과 경제단체를 통합해 네트워크화하고 한민족 상권을 형성하며 모국과 재외동포 경제인을 연계해 세계적인 민족 공영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한상헌장'을 채택했다. 한상이 지켜야 할 상도 10개 항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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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회 성공에 이어 2003년 2월에는 재외동포재단 내에 한상대회를 전담하는 본부사무국이 설치됐다. 한상대회 운영 규정도 마련됐다. 2003년 2차 대회를 앞두고 미국 하와이에서 제1회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특히 장대환 회장은 1회 대회 때부터 한상 리딩CEO포럼의 좌장을 맡고 있다. 리딩CEO는 자본금 300만달러 이상, 연 매출 3000만달러 이상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상 네트워크다. 17개국 회원 63명이 가입돼 있다.

공동의장은 장 회장과 정영수 CJ 글로벌 경영고문, 조병태 회장이다. 리딩CEO에는 의장단 외에 한창우 회장, 승은호 회장, 고석화 뱅크오브호프 회장,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 김우재 무궁화유통 회장,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심상만 코텍오토모티브 회장,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최윤 오케이금융그룹 회장, 하경서 카이사그룹 회장, 최분도 PTV그룹 회장, 하용화 솔로몬보험그룹 회장, 김점배 알카오스트레이딩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권병현 전 이사장은 "리딩CEO는 장대환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며 "한상대회가 성공한 데는 장 회장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는 본사 건물 내에 '한상비즈니스센터'를 개설해 서울을 방문하는 한상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사무실처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년 세계한상대회가 열릴 때면 매일경제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한상대회를 상세하게 보도해왔다. 매경에 소개된 한상들은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매경은 간난신고를 거치며 성공한 한상들의 체험담을 엮어 '50달러로 억만장자가 된 한상'이라는 책도 펴냈다.

매경은 세계한상대회에 취재를 위한 인적자원만 투자한 것이 아니었다. 한상대회에 물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매일경제와 재외동포재단, 지방자치단체 3자 간 협조로 원활하게 세계한상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세계한상대회 초기만 하더라도 냉담했던 타 언론사들은 한상대회가 주목을 끌자 차츰 보도를 늘려나갔고, '한상'은 재외동포 기업인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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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재계·ESG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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