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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저승사자’라더니…대출규제 ‘엄포’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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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전세대출 규제 한달 넘게 고민

대출총량규제는 대통령 언급 이후 완화


한겨레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투자자 교육 플랫폼 ‘알투플러스' 오픈 기념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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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저승사자’를 자임했던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최근 들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 전세자금대출도 규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공언하지만 실수요자 피해를 막으라는 청와대 입장 등을 고려할 때 선뜻 정책으로 반영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7일 금융위원회 설명을 들어보면, 정부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디에스아르) 규제에 전세자금대출을 포함시킬지를 놓고 한달 이상 결론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지만 무엇을 쓸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고 위원장은 가계대출 추가대책에 관해 “전세자금대출과 2금융권 대출관리 등이 포괄적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상환능력 범위에서 가계부채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전세자금대출을 디에스아르에 포함시킬지 결론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디에스아르는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비율로, 상환능력만큼 대출을 내주는 개념이다. 지난 7월부터 개인별 디에스아르 비율을 40%로 제한하는 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포함되고 전세자금대출은 제외돼있다.

지난 8월 말 취임한 고승범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잡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했고, ‘가계부채 저승사자’라는 별명도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후 금융위는 전세자금대출 규제 방안을 검토했다. 전세대출이 집주인의 갭투자 수단으로 활용돼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세입자도 전세대출을 받은 뒤 여윳돈으로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관행이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전세대출을 디에스아르 산정에 포함하는 방안, 정부의 보증한도를 축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보증한도 축소는 서민층 세입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번 추가 대책에는 포함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전세대출 실수요자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라”고 말하면서 금융위의 입장도 선회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실수요 대출도 가능한 상환능력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하지 않으면 (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총량 관리를 위해 전세대출 중단도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난 14일에는 전세자금대출을 올해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 중단 사태가 없도록 전세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빼는 것과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추가 규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계대출 보완대책은 이르면 다음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개인별 디에스아르 40% 규제의 2·3단계 방안을 앞당겨 시행하는 정도가 확정적이다. 7월부터 시행 중인 1단계는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사거나 신용대출 1억원을 초과해서 받는 경우 적용되고, 2단계(내년 7월 시행 예정)는 총 대출액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추가로 적용된다. 3단계(2023년7월 시행 계획)는 총 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모든 경우로 확대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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