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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러시아 동해 신경전…러 “미 군함 영해침범” vs 미 “국제법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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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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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현장에서 촬영한 러시아 우달로이급 구축함 ‘트리부츠 제독’. 미 태평양 함대 제공


동해 북부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군함 활동을 놓고 날을 세웠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동해에서 자국 영해로 침입을 시도한 미국 구축함을 저지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국제법을 준수해 정상적으로 항해한 것이라 반박하고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15일 오후 5시쯤 미 해군 구축함 ‘채피(DDG 90·9200t급)’가 러시아 수역으로 접근했으며 영해 진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미 구축함이 러·중 합동 화력 훈련으로 진입이 금지된 해역에 있었다며 근처 러시아 해군 구축함 ‘트리부츠 제독’이 국제통신채널로 경고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채피는 알레이 앨버트 버크 전 미국 해군참모총장의 이름을 딴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으로 2009년 한미연합훈련 차 동해항에 입항하는 등 한국에도 자주 정박하는 미 해군 함정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채피는 경고를 받은 후에도 항로를 변경하는 대신 헬기 이륙 준비를 알리는 깃발을 올렸다”며 “이는 진로와 속도를 변경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채피는 표트르 대제만(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만)을 침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리부츠 제독은 국제 항행 규정을 준수하면서 미국 구축함의 영해 침범을 저지하기 위한 기동에 들어갔다”며 “오후 5시 50분쯤 두 함정이 60m까지 접근한 후에야 미국 구축함은 방향을 틀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채피가 국제법을 준수해 정상적으로 항해했다며 러시아의 주장에 반박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채피는 동해 공해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 중이었는데 러시아의 우달로이급 구축함이 채피의 65야드(약 60m) 이내로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날 오후에야 효력이 없는 항공 및 항행 통보를 이 지역 공군과 해군에 보냈다”며 뒤늦게 러시아와 중국의 훈련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경전을 두고 AP통신 등 외신은 최근 들어 급속하게 경색되고 있는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은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냉전 종식 이후 최악이 된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러시아 영해 근처 작전을 저지하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했다.

러시아는 올해 6월 크림반도 근해에서 영국 구축함 ‘디펜더’를 몰아내기 위해 군용기로 경고 사격을 가하고 경로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사격을 받은 적이 없었고 우크라이나 영해를 지나고 있었을 뿐이라고 러시아의 주장을 부인했다.

빅토르 크라프첸코 전 러시아 해군 참모총장은 인테르팍스 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러시아)의 힘을 시험하길 원하는 게 분명하다”며 중대한 후과가 있을 사건으로 평가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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