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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심폐소생 한 속편... '골룸' 엔디 서키스의 흔적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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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오마이뉴스

▲ 영화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포스터 ⓒ 소니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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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누군가와 만나 시작된 관계는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친구사이가 될 수도 있고, 연인이 되거나 원수 같은 관계가 되기도 한다. 그 관계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생긴다. 주도권을 주고받기도 하고,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으며 관계의 성격이 결정된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각자가 노력하며 완전히 서로를 파악하고 받아들일 때, 그 관계는 좀 더 오래 이상적인 모양을 지속할 수 있다. 이는 모든 관계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에디와 베놈의 관계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에디 브록(톰 하디)과 그에게 들어온 외계 물질인 심비오트 베놈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둘의 관계는 2018년 개봉한 <베놈>에서 시작되었다. <베놈>에서 베놈은 여러 인물들을 돌아다니다 에디의 몸이 그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에디의 몸속에서 기생하기로 결정한다.

영화 속 에디는 기자로 여러 취재를 하지만 유악한 인물이었다. 전편에서 여자 친구인 앤 웨잉(미셀 윌리엄스)가 다니는 회사의 정보를 바탕으로 취재를 하다 직장도 잃고 연인도 잃은 그의 몸속으로 들어온 베놈은 어쩌면 그 시점에 에디에게 필요한 존재였을지 모른다. 베놈이 들어온 이후 그는 몸안에 기생하는 존재의 힘을 빌어 여러 가지 영웅적인 활동을 하기도 하며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찾기 때문이다.

전편에서 악당 심비오트를 물리친 이후에 에디와 베놈의 관계는 공생관계로 완전히 바뀐다. 그들은 계속 몸과 생각에 대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데, 이는 이번 <베놈 2>에도 계속 이어진다. 이들은 계속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티격태격 말싸움을 벌이는데, 마치 한 집에 사는 친구의 관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서로에 대한 증오가 있지만 또 서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둘의 관계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가 무엇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 둘의 관계가 변해가는 과정이다. 꽤 비중을 들여 영화 초반에서 중반까지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의견 충돌과 다툼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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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장면 ⓒ 소니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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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둘의 관계에서 주도권은 베놈에게 좀 더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가 가진 힘은 일반적인 인간에 불과한 에디와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디가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에디는 가장 큰 이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에디는 기자로서의 취재나 글 쓰는 능력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유악한 점이 있다. 조금은 소심해 보이는 그의 성격과 약한 추진력은 그가 베놈과 같이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강력한 빌런 카니지의 등장

두 존재의 주도권 싸움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빌런은 카니지(우디 헤럴슨)이다. 감옥에 갇혀있는 범죄자 클리터스의 몸에 들어간 심비오트는 베놈보다 강력한 카니지를 탄생시키게 된다. 강력한 빌런이 된 클리터스는 베놈과 에디의 관계와는 다르게 카니지의 입맛에 맞는 행위들을 벌이게 된다. 초반에는 클리터스와 카니지가 서로 협의를 하고 행동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카니지가 자신의 힘을 더욱 돋보이고 폭주시키고 싶어서 그를 이용하는 것뿐이다. 클리터스와 카니지는 공생 관계라기보단 인질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클리터스도 굉장히 악독하고 강력한 성향을 가졌지만 카니지는 그런 악당까지 압도하며 폭주한다.

영화는 베놈이 숙주와 맺는 관계 그리고 카니지가 숙주와 맺는 관계를 대비시키게 되는데, 비록 베놈의 힘이 카니지에 비해 떨어질지라도 숙주와의 관계에서 나오는 팀업이나 감정적 결합에서는 우위에 있다. 두 존재가 영화 속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많지는 않다. 후반부에만 몰려있는 이 둘의 대결은 힘의 대결로도 보이지만 각자가 맺고 있는 숙주와의 관계가 가진 힘을 비교하면서 보게 만든다. 실제로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베놈이 이용하는 건 힘보다는 팀업과 약간의 트릭이다.

영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실질적으로 전편인 <베놈>의 이야기 방식을 거의 유사하게 따라가고 있다. 약간의 변주만 주었을 뿐, 베놈과 에디의 주도권 싸움을 또 한 번 다루고 있으며 악당의 출연과 마지막 대결도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빌런인 카니지와 베놈의 치고받는 대결이 후반부에만 위치해 있다는 점은 이 영화가 긴장감을 쉽게 느끼지 못하게 한다. 영화는 후반부 클라이맥스까지 카니지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와 베놈과 에디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는데 그런 이야기 자체가 꼭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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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 장면 ⓒ 소니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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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2편에서는 에디가 좀 더 성장하는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에디라는 캐릭터는 성장이 없다. 여자 친구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기자로서의 경력은 나아졌지만 그마저도 베놈의 도움 때문이다. 전편의 그 지질한 캐릭터로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다. 이것이 에디라는 캐릭터의 특성이라면 할 수 없겠지만 그것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변함없이 지질한 그는 답답하게 느껴진다. 외계 물질인 베놈도 마찬가지다 전편에서 하던 유아기적 대화와 행동이 여전하며 영화 내내 그것이 반복적으로 보인다.

동어반복적인 이야기

적어도 베놈과 에디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다. 두 존재에게 서로가 필요하기에 어느 정도의 타협점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다음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이 두 존재의 성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둘의 관계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이민자와 본토 사람들 간의 갈등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베놈이 이민자라고 한다면 에디는 원래 살던 사람이 된다. 외부의 존재가 온다면 그 둘 간에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에는 두 존재가 서로 타협점을 찾아 안정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부분에 대한 방향성도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앤디 서키스 감독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골룸과 <혹성탈출> 시리즈의 시저를 연기한 연기자다. 최근에 정글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장편영화 <모글리> 연출을 하면서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이번 <베놈2>에서는 무난한 연출 실력을 보여주는데 그가 연출가로서 가진 특별한 재능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1편을 다른 방식으로 복제한 것 같은 이야기 전개와 크게 변화 없는 CG는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주인공 에디 역할을 맡은 톰 하디는 <베놈> 시리즈에서 지질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성공적으로 했다. 이번 <베놈2>에서도 근육질의 에디가 실수를 남발하고 겁먹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꽤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고 나서 쿠키영상이 하나 등장한다. 향후 제작사 소니가 판권을 가지고 있는 베놈과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살짝 엿볼 수 있는 영상이어서 팬들이라면 꼭 보고 나서 극장을 나서길 바란다.

김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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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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