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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르포]순식간에 시럽제 300병이 좌르르, 中 최대 북경한미약품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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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생산라인 증설로 기존보다 3배 여력... CMO 시장에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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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팔이 시럽제 제품 상자를 쌓아 올리는 장면/사진=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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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2m는 족히 될법한 로봇 팔이 쉬지 않고 밀려드는 시럽제 약상자를 번쩍 들어 올려 팔레트 위에 가지런히 쌓아 올렸다. 흡사 고도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완성차 공장의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주변에 있는 중국 현지인 직원들은 네 다섯 명. 병입이 끝난 시럽제가 포장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이들은 중간중간 라벨이 잘못 붙은 것들을 걸러내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시 순이구에 위치한 '북경한미약품(이하 북경한미)' 내 시럽제 생산 라인이다. 북경한미는 최근 증설 공사를 통해 10톤 규모 조제 탱크 4기와 저장 탱크 2기로 규모를 늘렸다. 원료 공급에서부터 포장까지 원스톱 생산시설이다. 기자가 방문한 15일, 유과당 시럽 변비약을 생산하고 있었다.

도승욱 품질관리 담당 총감(이사)은 "조제에서 병입, 포장까지 1분에 300병을 생산할 수 있다"며 "1년간 쉬지 않고 라인을 돌리면 2억2500만병까지 생산할 수 있는데 중국 내 최대 규모"라고 소개했다.

증설 이후 북경한미는 시럽제 생산량을 이전보다 3배 넘게 늘릴 수 있게 됐다. 만성 공급 부족에 허덕이던 중국 전체 시럽제 의약품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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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한미약품 시럽제 생산라인에서는 1분에 300병을 생산할 수 있다./사진=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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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는 "시럽제는 동절기에 만성 부족 현상을 보였는데 이번 증설로 이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중국 내 어린이약 시장에서 북경한미 지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1996년 설립된 이후 어린이 의약품 시장에서 북경한미는 승승장구해왔다. 배경에는 중국에 이렇다 할 어린이 의약품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고 임성기 회장의 혜안이 있었다. 어린이 유산균 정장체 '마미아이', 기침/가래 약 '이탄징' 등 중국 내 톱 브랜드를 2개나 갖고 있다.

지난해 2034억원 매출, 영업이익 23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0.1%, 46.3% 감소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 되면서 감기 환자가 줄고 어지간해선 병원에 안갔던 탓이다.

기저효과가 더해져 올해는 코로나 이전 실적을 넘어서고 내년에도 두자리 수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북경한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3.2%, 377.6% 증가한 1329억원 매출과 241억원 순이익을 거뒀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 지분 73.7%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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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룡 베이징한미약품 총경리/사진제공=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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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중국 정부가 진행 중인 집중구매(최저가 입찰제도)로 매출과 이익률에 부담이 크다. 그나마 아동약은 중국 정부가 보호하고 장려하는 시장이어서 걱정과 기대가 교차한다.

전력난에서도 베이징은 생산 공장이 적어 여기서도 돌발 변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출산율 저하야말로 최대 난제다. 북경한미는 매출의 64%를 어린이 약에 의존하고 있다. 임 총경리는 "한 해 1800만~2000만명 아기가 태어나던 시절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1000만명으로 줄면서 새 활로 개척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북경한미는 비용 절감과 주문자표시생산(CMO) 시장 진출로 대응할 계획이다. 우선 시럽제 생산 증설과 더불어 250억원을 투자해 최근 완공한 스마트 물류센터에서 연간 임대료 2000만위안(약 36억원)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곳은 총 면적 6947m2 규모(지상 5147m2, 지하 1800m2)로 지어졌다. 이곳에서는 9100개 팔렛트를 동시에 적재할 수 있다.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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