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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오징어게임 美서 만들었으면 비용 10배 들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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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오징어게임’ 성공에 해외제작 주목

독점적 콘텐츠로 가입자 유치하려는 경쟁 치열

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서 27편의 새 작품 계획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한국드라마인 오징어게임의 성공이 미국 본토에도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 높은 해외 제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전언이다.

16일(현지시가) 미 경제매체 CNBC는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이 해외 제작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스트리밍 업계의 전쟁에서 한 회사의 히트작은 다른 회사의 실패작이지만 오징어게임은 예외”라며, 오징어게임이 미국 시장에서 외국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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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의 성공이 미국에서 외국 드라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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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했지만 비용은 10분의 1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지난 13일 기준 1억1100만명의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최고 시청률이다.

오징어게임의 이같은 대성공은 아마존, 디즈니, 애플, HBO 등 다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OTT) 업체들 입장에서 배가 아플만 하지만, 경쟁자들 중 일부는 오징어게임의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시청자들이 외국 드라마의 재미에 눈을 뜨게 되면서 콘텐츠 제작에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이른바 ‘1인치의 장벽’이라고 불리는 자막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 드라마를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고 경영자 가운데 한 명은 CNBC에 “만약 오징어게임에 미국 배우를 출연시키고, 노동조합 규제가 적용됐다면 총 제작비가 5~10배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이 총 9화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제작시 한국 전체 제작비가 1개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들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넷플릭스 내부 자료를 인용해 오징어게임에 2140만달러(약 253억원)가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회당 투자비는 238만달러(28억원)수준이다.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 ‘완다 비전’, ‘더 팰컨’ 등에는 회당 2500만달러(29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아마존 프라임이 조만간 출시할 드라마 ‘반지의제왕’ 제작비도 4억6500만달러(5503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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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재 디즈니+에서 자체 제작한 완다비전의 회당 제작비는 오징어게임 전체 제작비를 웃돈다. (사진= 마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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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아티스트 모두 윈윈…디즈니, 27편 아태지역서 촬영

오징어게임의 성공은 또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슈퍼히어로 영화와 오래된 TV쇼의 재탕에 의존해 온 산업에 답답함을 느꼈던 크리에이터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OTT 업체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나섰고, 이는 아티스트와 회사측에 모두 이익이 되는 새로운 성장 수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와 아시아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핫스타에 공급하기 위한 TV 시리즈와 영화 27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촬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EM3의 기업·기술 담당 변호사이자 상무인 아제이 마고는 “(OTT업체들은) 엄청난 출연료를 줘야 하는 할리우드 스타들 대신 각 나라 배우들을 캐스팅해 출연료를 대거 절약하고, 홍보를 하려는 나라들이 제공하는 막대한 세제혜택이나 리베이트 등도 챙길 수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로마노로의 엔터테인먼트 담당 변호사이자 파트너인 도메닉 로마노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몰타 같은 동유럽 국가들과 캐나다는 오랫동안 할리우드 제작사들에 상당한 세제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고 소개했다.

로마노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전에 각 스트리밍 업체들은 독점적인 콘텐츠를 무기로 가입자를 선점하려는 경쟁하고 있다”며 “이는 마치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처럼 치열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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