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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언성 히어로' 곽승석 있음에…대한항공, 라이트 2명 배치 승부수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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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대한항공.제공 |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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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기자]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가 개막전 승리로 이어졌다.

토미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7-25 19-25 25-22) 승리를 거뒀다. 시즌 첫 번째 경기서 우승후보 우리카드를 잡는 저력을 과시했다.

토미 감독의 파격 전술이 적중한 경기였다. 토미 감독은 데이트 폭력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정지석의 공백을 대처하기 위해 라이트 두 명을 배치하는 변칙 카드를 꺼내들었다. 레프트에 곽승석 한 명만 두고 라이트에 임동혁과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를 세우는 작전이었다.

일반적으로 배구에서는 레프트에 두 명, 라이트에 한 명을 배치한다. 레프트는 리베로와 함께 리시브를 맡는다. 두 명이 아니라 한 명만 서면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 라이트 공격수들도 간헐적으로 리시브에 동참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레프트, 리베로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토미 감독의 전술은 자칫 리시브가 흔들리고 공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날의 검 같은 작전을 과감하게 꺼내들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토미 감독이 의도했던 대로 흘러갔다. 링컨은 V리그 데뷔전에서 무려 70.58%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31득점을 폭발시켰다. 블로킹 4득점, 서브에이스 3득점으로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다. 임동혁도 19득점을 분담하며 라이트에서 제 몫을 했다. 우리카드 알렉스(26득점), 나경복(17득점)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지만 대한항공의 공격이 우세했다.

두 명의 라이트 공격수들이 공격에 전념한 원동력은 곽승석의 지원이었다. 곽승석은 리베로 오은렬과 리시브를 전담했다. 4득점에 그쳤지만 수비적인 면에서는 공헌도가 높았다. 29회 리시브를 시도했는데 실패는 단 1회에 그쳤다. 리시브 효율은 44.84%로 높았다. 디그도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1회 성공시켰다. 토미 감독은 “강점을 살리는 우리의 시스템은 곽승석이 없으면 할 수 없다”이라면서 “곽승석은 기술뿐 아니라 리더십까지 보여주는 선수”라고 곽승석에게 박수를 보냈다.

유연한 토미 감독의 전술 변화도 눈에 띄었다. 토미 감독은 임동혁의 리시브가 흔들릴 때 박지훈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박지훈은 40%의 리시브 효율로 수비에 힘을 더했다.

의외로 링컨이 맹활약한 것도 승리의 요인이었다. 링컨은 가장 후순위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은 선수고 연습경기 결과 기량이 탁월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압도적인 화력을 뽐내며 최고의 데뷔전을 치렀다. 장기레이스인만큼 몇 경기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에 한국 최고의 세터인 한선수의 유려한 경기 운영도 여전했다. 한선수는 경기 초반 임동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중반을 지나면서 링컨의 공격점유율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적절하게 속공까지 섞어가며 상대 미들 블로커 라인을 흔들었다. 전체적으로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반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리시브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오히려 1~2세트에만 무려 16회의 범실을 기록하며 상대에게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 여기에 기대감을 걸었던 세터 하승우가 난조를 겪으면서 패배로 새 시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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