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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어차피 T맵 쓸거 아니까'...'국뽕' 마케팅 시작한 수입차들[허심車톡(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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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편집자주] 알아두면 쓸데있는 자동차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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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국내 최초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탑재한 볼보 신형 XC60을 공개하고 있다. 약 4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신형 XC60은 국내 최대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TMAP)과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사용자 취향 기반의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이 기본 탑재된다. 일부 편의사양 및 파워트레인에 따라 3가지 하이브리드 엔진, 5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2021.9.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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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운전자들이 차를 탑승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행위가 뭘까. 우선 시동을 걸고, 안전벨트를 맨 후 스마트폰을 들어 '네비게이션 앱'으로 목적지를 찍는다.

자동차 안에 대부분 자체 네비게이션이 탑재돼있지만 운전자들은 굳이 번거롭게 스마트폰을 집어든다. 만약 차량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연동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면, 이들은 네비게이션을 더 큰 화면에서 보기 위해 자동차에 폰을 연결하는 귀찮은 작업까지도 기꺼이 한다.

이런 운전자들의 특성을 완성차 업체들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굳이 개선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일부 브랜드들은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옵션'으로 판매하는 등 소비자들 입장에선 치사한 장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차 수요는 계속 늘고 있고 특히 한국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는만큼, '한국의' '한국만을 위한' 소비자 친화적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국내서 가장 흔히 쓰이는 길안내 앱인 'T맵'을 내장하기 시작한 것. 그 변화는 유독 현지화가 부족했다고 비판을 들어왔던 브랜드들이 이끌고 있다. 국내 네비게이션 앱 시장 점유율의 70%는 T맵이 차지한다.


볼보, SKT와 300억 들여 'T맵' 탑재된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신형 XC60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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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신형 XC60 SKT 인포테인먼트 화면/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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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300억원을 투자해 SKT와 개발한 국내 최초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도입하고 이를 적용한 첫 모델인 신형 XC60를 지난달에 공개했다. 볼보는 대기기간이 길면 1년이 걸릴 정도로 인기에 비해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브랜드다.

볼보의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기존 스마트폰과의 단순 연결에서 나아가 차량용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Android Automotive OS)기반으로 개발된 서비스다.

SKT과 2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T맵, 누구(NUGU), 플로(FLO)를 볼보자동차에서 음성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 모바일 앱과 연동도 가능하며, 헤드업디스플레이, 센터페시아 등에서 추가적인 스마트폰 조작 없이 T맵의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차 안에서 음성으로 '아리아'를 부르면 △차량 온도, 열선/통풍 시트, 이오나이저 등 차량 제어 △목적지 안내, 가까운 맛집 안내, 경유지 설정 등 TMAP 내비게이션 길 안내 △스마트폰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 문자 등 전송 등을 할 수 있다.

볼보는 국내의 견고했던 독3사(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는다. 이미 지난달 볼보는 굳건한 판매량 3위였던 아우디를 제쳤다. 볼보는 XC60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고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지난해에 비해 57.2%가 오른 1259대를 판매했다. 반면 아우디는 54.5%가 감소한 1150대 판매에 그쳐 실적이 '반토막'났다.


재규어랜드로버·르노삼성도 'T맵' 기본 탑재…더 많은 브랜드들이 참여할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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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디펜더 110 내부 화면/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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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재규어랜드로버도 T맵을 기본 네비게이션 앱으로 채택하는 등 대대적인 국내 현지화 전략을 발표했다. 재규어랜드로버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 '피비 프로'는 고성능 스마트폰과 같은 직관성과 편리성을 갖춰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수입차 최초로 T맵이 내장된 차도 재규어랜드로버의 '올 뉴 디펜더'다.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재규어랜드로버의 신차에 내장형 T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고객들은 별도의 스마트폰 연결 없이 최신의 T맵 정보와 최적화된 길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이들보다 훨씬 빠른 2016년부터 중형 플래그십 세단 SM6에 T맵을 내장했다. 이후 출시된 르노 캡처, XM3, 전기차 조에 등 신차에도 꾸준히 T맵이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BMW, 테슬라 등 T맵 직접 탑재가 아니더라도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는 브랜드들도 많다.

다만 T맵을 내장하는 브랜드들이 더 늘어날 지는 미지수다. 완성차 업체들 대부분이 자체 네비게이션만을 위한 자회사를 두거나 막대한 유지·개발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네비게이션과 모바일 앱은 크게 보면 경쟁관계기 때문에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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