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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국, 8월 핵 탑재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극비 발사… 美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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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소식통 인용해 보도

미 정보 당국 “기술 발전 깜짝 놀라, 어떻게 가능한 지 의문”

중국이 지난 8월 핵능력이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을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 시각)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사일은 목표물에 20마일(약 32km) 정도 떨어진 곳에 떨어졌지만, 관련 기술이 이전보다 훨씬 발전해 미 정보 당국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FT는 보도했다. 음속보다 5배 빠른 극초음속 무기는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미·중·러 등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일보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중국의 DF-17 극초음속 미사일. 마하 10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하며 미 항모는 물론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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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FT는 다섯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군이 지난 8월 목표물을 향해 저궤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Hypersonic Glide Vehicle)를 탑재한 로켓을 발사했다고 했다. FT는 “이번 실험은 미국이 그간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왜 과소 평가해왔는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한 관계자는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이런 실험에 성공했을 수 있는 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FT는 “중국은 일반적으로 HGV를 궤도에 쏘아 올리기 위해 사용되는 창정(長征) 로켓 발사의 경우엔 (발사 때마다) 의례적으로 외부에 발표해왔다” 며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눈에 띄게 은폐했다”고 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이번 미사일은 국영 중국항공우주연구원(CAAA)이 개발하고 있는 무기”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MD(미사일방어) 체계를 뚫기 위해 극초음속 무기 분야 개발에 집중해왔다. 중국은 지난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DF(둥펑)-17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DF-17은 핵탄두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 마하 10 이상으로 비행한다. 이런 중·러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 항공모함은 물론 주한·주일미군 기지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대기권 밖까지 나갔다가 지상의 고정된 목표를 타격하지만, 대부분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기처럼 낮은 고도를 날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상 또는 바다 위 목표물을 공격한다. 속도가 워낙 빨라 지금의 기술로는 요격이 어렵고, 원격 조종으로 궤도를 변경할 수도 있어 목표물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핵탄두까지 탑재한다면 현대전에서 전세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러시아도 지난 2019년 말 중거리극초음속 탄도미사일(IRBM) ‘아방가르드’를 실전 배치했다. 속도가 마하 20 이상으로 탄두를 최대 16개 탑재할 수 있다. 작년엔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지르콘(Zircon)’의 시험 발사에 잇따라 성공했다. 마하 8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미 항모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000㎞의 미사일이다. 러시아군은 2022년 안에 수상함 혹은 잠수함 등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중국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FT에 “우리는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군사 역량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해왔다”며 “이는 (미국이) 중국을 제1의 도전 과제로 꼽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중국 대사관도 미사일 시험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중국의 군사 정책은 ‘방어적 성격’”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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