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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웃통 벗던 푸틴, 주변국 때리던 시진핑…왜 국제무대선 숨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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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07년 웃통을 벗고 사냥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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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국제회의 참석을 피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불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참 가능성을 내비친 이유에 대해선,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될 뻔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나와 동행하는 언론·경호원 등 수행원 100명 이상의 안전과 연관된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TV로 중계된 자국 정부 회의에서 푸틴이 기침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면서 코로나19에 걸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에 푸틴은 "모든 것이 괜찮다"면서도 각료들에겐 백신을 맞으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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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손을 들어 안건에 대한 찬성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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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도 코로나19 예방을 들어 지난해 1월 미얀마 국빈 방문 이후 1년 9개월간 외유를 중단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COP26 참석 요청에도 응답을 미루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시 주석 불참을 기정사실화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모두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스트롱맨 리더'다. 강한 러시아, 강한 중국을 내세우며 국제사회와 주변국을 상대로 공격적 압박 외교를 구사해 왔다. 그러던 두 지도자는 코로나19가 몰아치자 국경을 넘어가는 걸 주저하면서 코로나 안전을 이유로 몸을 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웃통을 벗고 휴가를 즐기는 사진을 공개하며 '남성미'와 '마초 리더십'을 과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칩거'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6월 미ㆍ러 정상회담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를 찾았는데 이때가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첫 외유 일정이었다. 당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소독약이 나오는 ‘살균 터널’로 둘러싸인 벙커에 숨은 68세 푸틴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 역시 국경을 넘지 않고 중국 내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시 주석의 방한이 어려운 이유 중엔 코로나19도 있다는 게 한·중 외교가의 정설이다.

이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예정된 G20 정상회담에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 정상회의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가장 큰 기후변화 회담이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2050 탄소 중립' 목표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전 세계 200여개국 정상들이 모여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은 '0(제로)'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코로나19 예방도 도모하면서 기후 변화 대응 의무까지 피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속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4위국이다. 다른 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중립'을 약속한 데 반해, 러시아는 2060년까지로 목표 시점을 발표했다. 중국은 세계 1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도 "COP26에 갈지 말지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며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다. 호주는 전력 공급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국가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목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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