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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덕후들이여 오라"…디즈니+의 콘텐츠 '사골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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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디즈니+, 방대한 IP 활용해 무한한 확장판 만들어내

한국 제작사와의 계약에서도 판권 포기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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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이프 공식 트레일러 중 한 장면. /사진=마블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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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전원이 좀비가 된다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세상을 멸망시킨다면?"

이 같은 상상력이 실제 콘텐츠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기존 마블 영화의 스토리에서 살짝 비틀어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버리는 것. 디즈니의 주특기다. 오는 11월12일 한국에 진출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는 이 같은 '원소스 멀티유즈(OSMU) 전략'을 통해 세계 콘텐츠 시장을 호령한다.


한국 마블 팬들 공략한다…'왓 이프' 기대감

지난 6일 디즈니+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첫번째 애니메이션인 '왓 이프(What if…?)' 시즌1 마지막화를 공개했다. 지난 8월부터 디즈니+에서만 순차적으로 공개된 왓 이프는 아이언맨,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등이 "기존 영화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왓 이프에서는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이야기가 변주된다. '좋은 의도가 이상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시간이 분리돼 같은 시간에 두개의 '나'가 존재한다면' 같은 철학적인 질문도 들어있다. 캡틴 아메리카의 연인 '페기 카터'가 대신 '캡틴 카터'가 되어 활약하는 화에서는 히어로물이 백인 남성 위주로 꾸려지던 기존의 방식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마지막회가 공개된 지 일주일 넘게 지났지만 전세계 마블 팬들에게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세계 23개국 TV시리즈물 부문에서 시청 수 1위, 전체 순위는 2위를 차지했다. 디즈니+가 한국에 진출하기 전이라 아직 국내에선 볼 수 없지만 이미 국내 마블 팬들의 기대도 크다.


"기존 영화의 무한한 확장판으로 가입자 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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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투싼 미국 TV광고 한 장면. /사진= HyundaiUSA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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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이프는 디즈니의 방대한 지식재산권(IP) 활용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왓 이프 시리즈는 공개 이후 미국에서 현대자동차 투싼 TV광고에 다시 활용되며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소비자에 직접 다가갈 디즈니+라는 창구가 생기면서 디즈니의 '확장 전략'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 역시 디즈니+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으로 "기존 영화의 확장판"을 꼽았다. 그는 지난 14일 '코리아 미디어데이'에서 "디즈니+에만 제공되는 완다비젼,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등 다양한 마블 시리즈를 통해 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캐릭터 분석과 자세한 이야기들을 즐길 수 있는 점을 가장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콘텐츠의 빠른 회전'을 중시한 넷플릭스의 초반 전략과 대조된다. 넷플릭스는 신작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홈화면 메인에 예고편을 올려 홍보하고 시청순위권으로 진입시키는 방식을 통해 초기 가입자를 유입시켜왔다.

반면 디즈니는 가입자 이동이 잦은 OTT 시장에서 기존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유출을 막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꾸준한 마니아와 고정 이용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OTT사업만 하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과 투자를 위해선 당장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라 최신작을 밀 수밖에 없지만 디즈니는 소비재, 놀이동산, 게임, 퍼블리싱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방대한 IP가 있어 보다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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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같은 정책으로 디즈니+에서도 한국 제작사가 판권을 보유하거나 흥행 인센티브를 얻는 방식의 계약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가 판권을 완전히 확보해야 무궁무진한 활용 전략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전세계 흥행으로 인해 화두로 떠오른 콘텐츠 판권 독점 문제에 대해 김소연 디즈니 코리아 DTC총괄은 "준비 중인 작품마다 계약 상황이 달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며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들에게 흥미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트너사들과 윈윈하는 모델로 상생과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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