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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日, 한국에 "선박 만들어달라"…'암모니아 레디'선 발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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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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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PG 운반선/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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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친환경 선박인 암모니아 추진선 '1호 선주'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때 조선 기술 강국이었던 일본에서도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 선사는 최근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암모니아 레디(Ammonia ready)' 선박 건조를 현대미포조선에 맡겼다. 세계 최초로 미국선급협회(ABS)의 기본 인증을 받은 암모니아 레디선이다.

15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일본 이노카이운(Iino Kaiun) 선사는 최근 현대미포조선에 2만3000CBM(m³)급의 '암모니아 레디' 암모니아 운반선을 발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023년 12월에 인도할 예정이다.

암모니아 레디는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 등을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을 향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게 설계한 선박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연료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합성해 운송할 수 있어 '수소 캐리어(carrier)'로 불린다. 특히 암모니아는 영하 235도의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액화수소보다 높은 온도에서 운송할 수 있다.

이번에 현대미포조선이 만드는 선박은 이노카이운과 전세 계약을 맺은 일본 미쓰이사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예정이다. 미쓰이는 아시아 시장에서 연 70만톤의 암모니아를 취급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이마바리, NYK 등 조선·해운업계가 암모니아 추진선 및 암모니아 적하·하역 기술개발 등 종합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첫' 암모니아 레디 선박은 한국에 맡겼다. 그만큼 한국 기술이 앞서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암모니아 추진선이 2025년쯤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 레디 선박은 LPG선박과 구조, 엔진·설비 등이 비슷하다"며 "한국이 이미 높은 수준의 LPG 선박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발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엔 암모니아 추진선 '1호 선주'가 되고 싶다는 해외 선사들로부터 공동 연구·개발하자는 제안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일본 선사가 이번에 발주한 선박을 두고 세계 최초로 ABS 인증을 받은 암모니아 레디 선박이란 사실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세계 조선 1위 국가였던 일본은 차세대 선박뿐만 아니라 기존 LNG, LPG 선박도 한국에 발주를 넣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 선사들은 한국 조선업체에 11척을 발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LNG선 5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척, 탱커 2척 등이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빠진 삼성중공업 수주 물량까지 포함하면 15척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일본 NYK와 러시아 소브콤플로트가 공동 발주한 LNG선 4척을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선사도 자국 발주를 원하겠지만 용선주(품삯을 주고 선주를 부리는 사람이나 기관)가 껴 있는 경우 용선주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며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진 만큼 한국 조선사가 만든 선박을 원하는 용선주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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