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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현대차는 왜 반도체 자체 개발을 탐내나…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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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이강준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차가 현재 공급난을 겪고 있는 MCU(마이크로컨트롤러)칩 생산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전기차용 전력반도체와 자율주행차용 통합칩(SoC)등 고성능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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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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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반도체 전략 수립·내재화 나서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자체 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기술 내재화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겸 북미 권역 본부장(사장)은 "차량용 반도체를 그룹에서 자체 개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칩 부족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로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국내외 공장 생산 중단을 반복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7만대와 6만대의 차량 생산 차질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차가 MCU 생산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MCU는 저가용 범용 반도체로 수익성이 크지 않은데다가 생산라인 확충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 현대차가 지금 당장 생산 과정에 돌입한다고 해도 칩이 쏟아져 나오려면 내년 상반기는 돼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내년 말쯤이면 안정화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출고가 지연된다고 해서 차량을 사려는 소비자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아닌만큼 현대차로선 굳이 MCU 생산에 나설 필요가 없는 셈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내년 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질텐데 돈을 들여 공장을 짓고 개발 역량을 갖추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수급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칩의 경우 현대차의 '자체 생산하겠다'는 발언은 직접 생산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예를 들어 '북미 시장 판매 차량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자체 조달하겠다' 정도의 넓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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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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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자율주행차 대응…차세대 반도체 기술 확보가 곧 미래 시장 주도권

현대차는 시스템반도체와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을 포함한 자율주행차용 칩 등 고성능의 미래 차세대 반도체 개발 역량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이미 대만 TSMC와 함께 자율주행용 반도체 칩을 생산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엔 1대당 약 200개 정도의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엔 그 10배인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차량의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연동시키는 것이 미래 자동차의 핵심으로, 고성능 반도체 기술 확보가 곧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티켓이 된 셈이다. 현대차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때문에 현대차의 반도체 개발은 당장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대응한다는 개념보다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시장 트렌드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는게 더 옳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를 현대 모비스와 합병했다. 현대차는 이미 약 10년전인 2012년 반도체 자체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의 인재를 끌어오며 현대오트론을 설립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가운데 자율주행차용 통합칩 등 고급 옵션이 필요한 것은 내재화를 통해 국내 생산을 하고 범용 칩은 수입 구조를 다변화시켜 재고 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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