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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푸틴의 ‘식료품 수입금지’ 조치 효과?…‘미쉐린’ 날개 단 모스크바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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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초로 미쉐린 가이드 등재…총 69곳 소개돼

9곳은 1·2성급 식당으로 지정돼…모스크바에서 기념식 개최

‘미식 황무지’였던 러시아, 식료품 수입금지로 현지 재료 이용한 요리 선보여

헤럴드경제

그웬델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자라디예 콘서트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의 식당 69곳이 프랑스의 미식 가이드인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됐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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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러시아의 서방 주요국 농수산물과 식료품 수입 금지 조치가 내년까지 연장된 가운데, 현지에서 온 재료를 사용한 수도 모스크바의 식당이 처음으로 ‘미쉐린 가이드’에 합류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모스크바 식당 69곳이 프랑스의 미식 가이드인 미쉐린 가이드에 최초로 등록됐다. 이 중 9곳이 미쉐린 별을 땄다. 9곳 중 한 곳은 1성급(요리가 훌륭한 식당), 나머지 7곳은 2성급(해당 지역을 방문하면 들려볼 만한 식당)으로 지정됐다.

이날 미쉐린 가이드는 모스크바에 위치한 자라디예 콘서트홀에서 기념식을 열어 ‘레드북(레스토랑 소개하는 평가서)’ 모스크바 에디션을 발표했다.

세르게이 소바야닌 모스크바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워진 외식 산업에 큰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행사”라며 축하했다.

그웬델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러시아의 음식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발전하고 있다며 “모스크바 레스토랑의 품질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와 캐비어(철갑상어 알을 소금에 절인 식품) 같은 해산물이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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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소재 식당 요리사가 14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 미식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 기념식에서 자축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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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성급 식당으로 지정된 ‘트윈스 가든’을 운영하는 베레주츠키 형제는 “러시아에서 잡히는 해산물이 수입 해산물보다 더욱 싱싱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현지 식료품으로 요리를 하고 나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4년에 서방 주요국의 식료품과 농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군 점령 지역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17편이 격추된 후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고, 러시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조치를 했다.

식료품 수입 금지 조치는 내년까지 연장된다.

일각에서는 식료품·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현지 식료품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의 식당은 현지 식료품을 사용하면서 신선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1성급 식당으로 선정된 ‘화이트 래빗’의 블라디미르 무킨은 “러시아 곳곳을 여행 다니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식료품을 발견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발견은 고급 러시아 요리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짚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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