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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北에 던진 '구체적 제안'의 정체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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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완화' 물밑접촉 타진 가능성도
한국일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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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로운 카드는 북한의 구미를 당길 수 있을까. 14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북한의 답변을 기다린다며 언급한 ‘구체적(specific) 제안’의 정체에 관심이 쏠린다. “적대적 의도가 없다면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북한의 거듭된 요구에 미국이 응답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나,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그토록 원하는 제재 완화에 필요한 물밑 접촉을 타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기존 입장의 반복이지만, 프라이스 대변인은 “실제로 북한에 구체적 제안을 했고, 반응과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북제재가 협상 의제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하면서 “정지상태(standstill)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내민 카드가 ‘현상유지’용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는 앞서 1일 “북한에 논의를 위한 구체적 제안을 했다”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보다 진전된 입장으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 제안 얼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제재 완화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조금씩 무르익고 있다.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조사관은 최근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농사 부진 등으로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제와 경제활동 붕괴로 북한의 가계들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할 것을 권고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북한의 경제 위기를 감안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일부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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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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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역시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관한 제재 완화에는 적극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는 10일 당 창건일 기념강연에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성과를 압박하며 “인민들의 식의주(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5년이 돼야 한다”고 경제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한미일이 이미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도 긍정적 신호다. 3국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18, 19일 다시 머리를 맞대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을 협의하기로 한 만큼 이 자리에서 진전된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 북한은 단기간에 경기부양과 외화벌이가 용이한 석탄ㆍ철광석 수출 허가 등을 내심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어떤 식으로든 제재에 손을 대는 건 ‘조건 없는 대화’를 천명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기조에 역행하는 점임을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많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 새 제안에 좀 더 흥미를 끄는 알맹이가 담겼을 수는 있으나, 대외정책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북한에 먼저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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