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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오징어 게임' 폭력 모방하면 '징계'···학교에 내려진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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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국·벨기에·호주 학교도 학부모에 공문···유럽은 폭력 모방 학생에 징계 경고

"운동장 놀이, 폭력적으로 변형될까 우려···넷플릭스 시청 제한 당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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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끌며 청소년들의 폭력 모방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각국 학교에서 아이들이 드라마 속 설정대로 운동장 놀이를 모방하다가 폭력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플로리다주 공립 학교인 '베이 디스트릭트 학교'는 14일(현지시간) 학부모에게 보낸 중요 공지에서 "우리는 모두 오징어게임이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저학년 학생들이 이 드라마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번주 들어 게임 앱,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부모 모르게 아이들에게 콘텐츠를 노출시키고 있음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이 때문에 일부 아이들이 학교에서 특정 장면을 따라하려 시도하고 있다"면서 "해로워 보이지 않는 놀이도 실제로는 해롭다. 드라마 속 게임에서는 '제거'(죽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학교 측은 실제로 아이들이 서로를 다치게 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자녀들이 온라인에 접근하는 것을 살피고,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폭력적 게임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같은날 호주 초등학교에서도 경계령을 내렸다. 시드니에 있는 덜위치 힐 공립학교의 린다 위컴 교장은 14일 학부모에게 편지를 보내 자녀들이 '오징어 게임' 시청을 차단하도록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교장은 편지에서 "6~7살 아이들이 성인등급(MA)인 오징어게임 시리즈를 시청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이 프로그램은 심각한 폭력과 유혈, 욕설 등을 묘사한 장면들을 특징으로 하고 있어 초등학생 등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마 속 폭력적인 게임을 언급하며 "이를 포함한 프로그램 속 부적절한 내용은 아이들의 운동장 놀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자녀들의 온라인 활동을 관찰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럽 학교에서는 한발 앞서 징계까지 예고한 상태다. 벨기에의 한 학교는 지난 7일 드라마에서 생사를 가르는 게임으로 그려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놀이인 '1, 2, 3, 태양(Soleil)'을 학생들이 패자를 때리는 놀이로 변형했다면서 이를 경고했다. 이 학교는 페이스북에 올린 공문에서 "오징어게임은 폭력적인 장면들 때문에 18세 미만에게 금지된 시리즈"라면서 "다른 아이를 때리는 이 놀이를 계속하는 학생에게는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 북동부의 존 브램스턴 초등학교도 아이들이 오징어게임을 보고 운동장에서 서로 총을 쏘는 척을 하고 놀아 우려된다며 드라마 속 행동을 따라하는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예고했다.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거액을 쥘 수 있는 게임에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참여하는 내용으로, 넷플릭스 TV 시리즈 중 세계 1위를 달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로 국내에서도 18세 이상 관람가로 방영된다. 그러나 영상 스트리밍의 특성상 부모가 시청 제한 도구를 쓰지 않으면 미성년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주희 인턴기자 heehee21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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