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뉴스톡톡]스타벅스 파트너 '대걸레 옆에서 밥 먹는다?'…사실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백룸, 환복·제조·청소비품 보관 장소지만 직원 휴식 장소로 쓰여

파트너들 "취약한 점 있지만 과장돼"…30% 개선 완료, 10월내 방안 내놓을 것

뉴스1

지난 9월28일 경기 고양 덕양구의 한 스타벅스에서 파트너(노동자)가 리유저블(재사용) 컵에 담긴 커피를 포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기념해 기획됐으나 파트너 '트럭 전광판 시위' 촉발점이 됐다. © News1 황덕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이주현 기자 =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

최근 한 스타벅스 파트너(매장 직원)가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확산됐는데요. 특히 일부 파트너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차량 시위에 나서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스타벅스 측은 물론 파트너들도 '다소 과장됐다'고 지적합니다.

문제가 된 공간은 파트너들의 전용공간인 '백룸'(Back Room)입니다. 일반 고객은 출입할 수 없는 이 공간서에는 매장 운영을 위한 사무 업무와 원자재 및 부재료의 제조작업도 이뤄집니다. 청소도구나 비품도 이곳에 보관됩니다. 일상복을 입고 출근한 파트너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스타벅스 바리스타로 탈바꿈하는 공간도 이곳이죠.

이 사무공간은 국내 스타벅스에서는 휴게공간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타벅스에서는 파트너들이 백룸과 더불어 매장 내 테이블이나 소파, 즉 플로어(Floor)에서 휴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불편하다'며 대부분 백룸에서 휴식시간을 보냈습니다. 파트너가 플로어에 앉아 있으면 휴식 시간인지 모르는 고객이 말을 걸거나 자리 양보를 요청받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뉴스1

스타벅스 서울역사점 백룸 입구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매장 내 좌석이 30~50% 이상 감소하면서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더더욱 플로어보다는 백룸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 공간은 그간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휴식 전용 공간이 아닌 탓에 비품 사이에 앉아서 눈을 잠시 붙이거나 간식을 먹기도 했습니다.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는 스타벅스 일부 임직원의 '트럭 전광판 시위' 문구도 이런 환경의 연장선상의 주장인 셈입니다.

스타벅스 본사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일부 인정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측은 "(백룸)환경은 매장마다 다르고, 오래된 매장일수록 상대적으로 취약한 환경도 존재한다"며 2000년대 초반 이전에 개점한 오래된 매장의 경우 백룸 및 휴게 공간의 상황은 신규점에 비해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시장 진출 초기 대부분 매장은 미국 매장을 벤치마킹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미국의 경우 파트너들의 근무시간이 4시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백룸을 창고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파트너들 상당수가 7~8시간 일하기 때문에 점심을 먹어야 하고 이 때 백룸을 이용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는 주장은 확대해석이라는 주장입니다.

스타벅스 측은 "복합 업무 공간이기에 대걸레를 빠는 싱크대가 있고, 대걸레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파트너가 다 바로 그 옆에서 밥을 먹는다는 것처럼 받아들여져 속상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중 만난 한 스타벅스 파트너 역시 "여러 매장에서 근무했지만 '대걸레 옆에서 밥 먹는다'는 문구는 사실이 아니다. 과격한 표현이 오히려 (시위) 취지를 반감시킨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스타벅스는 백룸 전면 개선에 더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입니다. 2019년 하반기부터 이미 파트너 휴게 공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예산, 인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겁니다.

스타벅스는 최근까지 전체 매장의 30%인 600여개 매장의 백룸을 개선했는데요. 개선된 스타벅스 파트너 휴게 공간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전자레인지 및 파트너 전용 미니 냉장고, 발 마사지기 등이 비치돼 있다고 합니다. 백룸 공간은 미국 본사 방침상 사진 공개가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뉴스1

과도한 이벤트와 인력난에 지친 스타벅스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트럭이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타벅스 이대R점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트럭시위를 통해 “지난 몇년간 부족한 현장 인력으로 회사를 운영해오며 파트너들이 소모품 취급당한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음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2021.10.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측은 실제 개선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 파트너들에게 백룸 휴게 공간에 대해 문의한 결과 최근 개선 공사가 완료된 매장의 파트너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고 전했습니다.

스타벅스 인테리어팀 관계자는 "1600개 매장 전체 중 일부 매장의 파트너 휴게 공간 관련해 와전된 부분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파트너들의 의견을 더욱 수렴해 아직 개선 공사가 진행 전인 매장들의 휴게공간 리뉴얼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스타벅스는 10월 내로 전반적인 백룸 개선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모든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더 쾌적한 휴식 공간에서 휴식하고, 밝게 웃으며 고객들을 맞이하는 날이 다시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낮은 급여와 매장 인력 부족, 잦은 마케팅과 관련해 대표이사가 약속한 처우 개선 소식도 함께 들려오길 기대해봅니다.
ac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