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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비싸서 못 만든다…‘메이드 인 차이나’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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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산자물가 급등

석탄·석유 등 에너지 비용 압박

소매 판매 부진에 이윤율은 급감

제품 가격 반영땐 전세계 영향권


한겨레

13일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상하이/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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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공개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보면, 전력난과 에너지값 상승이란 ‘이중 악재’ 속에 허덕이던 중국 경제가 강한 비용 압박에 직면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9월 생산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10.7% 상승했다. 1995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세계의 공장’임을 자임해온 중국 기업들이 높아진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 이미 위험 신호를 보이는 전 세계 물가에 연쇄적인 부담을 끼칠 수밖에 없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누가 뭐래도 최근 중국 경제를 덮친 에너지난이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선임 통계사는 누리집에 올린 해설 자료에서 “석탄과 일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제품 가격 상승 등에 따라 9월에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석탄 채굴업 74.9% △석유·천연가스 채굴업 43.6% △석유·석탄 등 연료 가공업 40.5% 등 에너지 산업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전력 부족으로 생산이 줄어든 △철 또는 그 합금 등 흑색금속 제련·가공 34.9%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 25.5% △비철금속 제련·가공 24.6% 등 산업 생산의 기반이 되는 자재 업종이 부담을 더했다. 국가통계국 쪽은 “이들 6개 업종의 오름세가 전체 생산자 물가 상승 폭의 80%가량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한겨레

자료 : 중국 국가통계국 (단위 : %) *전년 동기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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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소매판매 부진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이윤율이 떨어진 기업들이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이후 중국 생산자 물가는 전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온 반면, 소비자 물가는 소폭 하락세를 유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력난 속에 전기료 인상 등 기업이 떠안아야 할 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 간 격차 확대로 이윤 감소 폭도 커지면서, 기업이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에게 이전해야 하는 압박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높아지면, 세계적 차원의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H6s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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