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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보다 싼 전기차 온다" 배터리 업계 '100달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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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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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배터리 팩 단위 가격을 100달러 수준까지 끌어내리려는 배터리 업계의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용량을 늘린 원통형 전지 탑재,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채용, '코발트 프리(Free)' 양극재 개발, 배터리 재활용 등이다. '1kWh당 100달러'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엇비슷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수준, 즉 '가격 패리티' 도달점으로 여겨진다.

SNE리서치가 13~14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등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21'에서 강조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 트렌드의 중요 축 가운데 하나는 '가격'이다.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글로벌 완성차(OEM)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고 이를 위해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약 40%)을 차지하는 부품인 배터리 가격 하락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순수 전기차(BEV) 기준 배터리팩 가격 전망은 올해 KWh당 평균 143달러를 기록한 후 2027년 100달러를 기록, 2030년에는 93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배터리 업계에선 '팩 용량 1kWh당 100달러'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기 시작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는 지난해 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NEF가 예측했던 시점보다는 보수적이다. 지난해 12월 BNEF는 2023년까지 평균 배터리팩 가격이 kWh당 10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망치인만큼 기본적으로 조사업체, 조사시기 별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배터리 구성 원재료 값이 상승중이란 점을 감안하면 SNE리서치의 관측이 업계 체감과 크게 동떨어졌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OEM을 중심으로 배터리 가격 인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번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제조원가 인하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향후 배터리 업체나 전기차 업체 경쟁력도 이 지점에서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다. 각 OEM들이 '반값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표방하는 것이 대표적 현상이다.

가격 인하를 위한 업계의 대표적 노력 중 하나는 크기를 키운 원통형 전지 적용 확대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전일 "원통형 전지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가성비'와 '안정성'"이라며 "BMW도 2025년부터 새로운 전기차에 대해 100% 원통형 배터리를 쓴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간 효율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4680(지름 46mm·높이 80mm) 또는 이에 준하는 크기의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크다. 기존 주류 원통형 배터리 크기는 1865, 2170이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2022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부터, 삼성SDI이 2024년부터 크기를 키운 원통형 전지를 생산할 것이란 기대다.

남상철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컨퍼런스에서 "특정 전기차의 경우 1865 배터리를 쓰면 7000개, 2170 배터리를 쓰면 4400개, 4680을 쓰면 960개가 필요하다고 한다"며 "가격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 밀도도 높아지고 공간효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 방향의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을 위한 두 번째 노력은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배터리 채용이다. LFP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원가가 저렴하고 화재로부터의 안전성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충전으로 보다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데에는 NCM이 좀 더 유리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주로 이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LFP는 주로 중국 내수용으로 여겨졌지만 더 싸고 안전한 배터리를 요구하는 OEM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업체들도 해당 배터리 양산을 적극 검토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50kWh 용량의 배터리 팩 제조시 NCM811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가격은 1570달러(186만원)인데 비해 LFP는 1087달러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배터리 중 LFP 비중이 올해 19%에서 2030년 2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한가지 국내 배터리 업계 노력은 '코발트 프리' 즉, 양극재에서 코발트를 쓰지 않는 배터리 개발이다. NCM 배터리에서 코발트는 단가가 가장 비싼 금속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전세계 코발트의 60% 이상이 콩고에서 나는데 외신 등을 통해 5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하루에 1달러를 받고 코발트 채굴에 동원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탄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코발트는 양극재에서 주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배터리 업체들은 코발트 비중을 매우 낮추거나 이 역할을 알루미늄으로 대체시키는 등의 노력을 강구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양극재에서 코발트 비중을 점차 낮춰 2025년까지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파나소닉도 2~3년 안에 코발트 없이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며 삼성SDI는 2024년까지 이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재는 개발 초기단계여서 경제성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지속된다면 '배터리 리사이클' 분야도 대폭 성장할 것이란 기대다.

남 연구위원은 "유럽은 203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중 코발트는 12%, 리튬은 4%, 니켈은 4%씩 의무적으로 재활용해 써야 한다"며 "환경 친화적일 뿐 아니라 저가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단 장점 때문에 향후에는 이 분야가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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