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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홍남기 “물가 2% 넘을 수도…방역·백신 덕 성장률 4.3%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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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공, 백신 접종, 재정 지원 3박자

디지털세 도입, 韓 세수 소폭 증가 예상

필요하면 환율 안정화 조치 실행할 것

중앙일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세계은행 앞에서 특파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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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글로벌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한국 세수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특파원들과 만나 글로벌 디지털세 도입은 "100년 만에 국제 조세체계가 개편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190개 국가가 거의 동의해 큰 골격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이달 말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의결하면 도입이 확정되고, 2023년 시행된다.

디지털세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서비스를 공급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해외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하고(필라 1)과 조세 회피 수단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두는 것(필라 2)으로 구성된다.

홍 부총리는 다른 나라에 과세를 배분해야 하는 '필라 1' 대상 기업이 국제적으로 100여개 되는 것으로 기준을 잡았다고 소개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약 27조원 이상, 통상이익률 10%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초과 이윤의 25%를 대상으로 과세하기로 했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 한국 기업, 1~2개 될 듯"



홍 부총리는 "그중에서 한국 기업이 해외에 과세를 배분해야 할 기업은 1개, 많으면 2개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 기업은 규모가 크든 작든 모아 보면 한 80여개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 1 도입으로 단기적으로는 세수 수천억 원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필라 2 도입 초기에는 수천억 원 세수가 증가하지만, 각국의 법인세 인상이 진행되면서 흑자 세수 요인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시행 전까지 많은 변수가 남아있어 정확히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필라 1과 2를 결합하면 소폭 플러스 요인으로 세수에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 1년간 세부적 기준 논의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매출액의 국가별 배분, 필라 1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이프 하버', 반도체 등 중간 투입재와 최종 매출액의 연관성 등 변수에 따라 과세 규모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 2% 웃돌듯…환율 안정화 조치 필요하면 실행"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과 관련해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장기적일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G20 재무장관회의의) 주요 의견"이라면서 "그런데도 장기화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지난해와 올 상반기만 해도 수요 부진이 주요 관심사였으나, 최근 유가가 오르고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를 1.8%로 잡았으나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제가 최근에 2% 수준에서 금년도 물가수준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2%나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세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달러 강세가 전체적으로 작동했고, 최근 해외 증권투자가 급속히 늘어나 국내 외환에 대한 수급 및 원화 약화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이런 대내외 요인 때문에 환율이 약간 빠른 속도로 상승한 감이 없지 않다"면서 "우려했던 것만큼 진행되고 있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기적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매우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관찰 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안정화 조치를 언제든지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美 삼성전자 정보 요청, 18일 경제안보회의서 논의"



홍 부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경제와 기술 패권 경쟁, 국가안보 요인이 결합한 사안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열리는 제1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는 경제와 국가안보, 기술경쟁 등이 결합한 문제를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기 위해 신설됐다.

홍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부처 장관 5명, 안보 부처 장관과 수장 5명이 참석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NSC) 1차장 겸 사무처장도 포함된다.



"韓, 방역과 백신 성공해 성장률 4.3% 유지"



홍 부총리는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에서 5.9%로 낮추고, 특히 선진국들은 0.4%포인트씩 하향 조정했지만 한국은 4.3%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방역을 잘해냈고, 특히 백신 접종 속도가 굉장히 빠른 점,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추경을 통해 재정이 역할을 해준 것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IMF 총재와 세계은행 총재 등으로부터 한국의 성장 회복력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면서 "국제기구 수장들이 한국 경제 신인도가 높아진 것을 많이 지적했고, 대외 신인도를 외부에서 더 탄탄하게 인정해준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14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면담한 뒤 15일 귀국 길에 오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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