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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엠스플뉴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은퇴’ 나주환 “스승 복 참 많았던 19년, 유니폼 벗으니 더 설렙니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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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내야수 나주환, 19년 현역 생활 끝으로 은퇴 결정

-“개인적으로 수비가 안 된다면 은퇴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SK 왕조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 2018년 우승도 뜻깊었다.”

-“KIA에서 보낸 2년, 감사하면서도 미련 덜 수 있었던 시간”

-“외국인 감독 포함 다양한 지도자들과 함께 보내, 스승 복 참 많았다.”

-“지도자 나주환은 열정적이고 싶다, 수비 훈련량 강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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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내야수 나주환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사진=KIA)



[엠스플뉴스]

“제가 2021년에 은퇴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죠.”

오래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다. 19년 현역 생활을 뒤로하고 은퇴를 선언한 KIA 타이거즈 나주환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다.

나주환은 2003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2007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로 트레이드돼 2000년대 중후반 SK 왕조 건설에 힘을 보탰다. 13년 동안 SK 유니폼을 입고 뛴 나주환은 2019시즌 종료 뒤 지도자 제안과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결국, 나주환은 오래 살아남은 강한 자가 되기 위해 자신을 원했던 KIA와 손을 잡았다.

2020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알짜 활약을 펼쳤던 나주환은 2021시즌 잔부상이 잦아진 몸 상태로 1군에서 빠진 날이 더 많아졌다. 결국, 나주환은 지금이 물러나야 할 때라는 걸 인정해야 했다. 엠스플뉴스가 KIA 잔류군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나주환의 은퇴 소회를 들어봤다.

- "수비가 안 되면 물러나야" 나주환의 확고했던 은퇴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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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환은 2019시즌 종료 뒤 현역 연장을 위해 KIA행을 택했다. 그 결과 2020시즌 알짜배기 활약을 보여준 나주환이었다(사진=KIA)



은퇴 결정에도 목소리가 밝아 보입니다.

사실 현역 유니폼을 벗는 건 슬픈 일인데 오히려 설레는 기분도 있습니다(웃음). 오늘 처음 코치로서 일과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설레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나 싶습니다.

딱 현역 생활 20년은 채우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금 은퇴를 결정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근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좋은 후배들도 많이 있고, 구단 쪽에서 지도자 제안도 해주셨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 은퇴를 하는 게 나쁘지 않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은퇴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난해 허리가 안 좋긴 했는데 올해는 괜찮았습니다. 몸 상태 때문에 은퇴를 결정한 건 아니었고요. 제가 사실 은퇴를 결정할 저만의 기준이 있었거든요.

은퇴 기준이요?

수비에서 제가 더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느낄 때 은퇴를 결정하려고 했습니다. 선발 출전이든 교체 출전이든 수비는 무조건 돼야 하니까요. 수비하면서 바운드가 안 보이면 그만둘 때라는 생각이었죠. 또 제가 더 할 수 있겠단 생각이 있었어도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허리가 안 좋아서 수비 움직임이 둔탁해졌다고 느끼면 그만둬야 할 때라고 봤습니다.

돌아봤을 때 가장 애착이 가는 수비 포지션은 어디입니까.

그래도 나주환 하면 유격수 아닐까요(웃음). 유격수를 볼 때 우승도 많이 했고요. 어릴 때는 센터라인이 왜 중요한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야구를 하면 할수록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투수와 포수까지 포함해 모든 포지션과 호흡을 해야 하니까요. 만약 다시 야구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유격수를 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화려했던 SK 왕조 시절 주역, 나주환이 떠올린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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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환은 SK 왕조 시절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냈다(사진=엠스플뉴스)



2003년 두산 입단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세월이 실감 납니까.

아직도 신인 시절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시간이 정말 금방 가네요(웃음). 그냥 1군 엔트리에만 들어가도 여한이 없겠단 생각을 했던 시절이었죠.

신인 시절 2021년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까요.

전혀 상상도 못 했죠. 1군 경기에 나가고 싶다. 100경기 출전을 해보고 싶다. 100안타를 쳐보고 싶다. 점점 욕심이 하나둘씩 생기긴 했는데 이렇게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줄은 몰랐습니다. 운이 정말 따라주면서 좋은 기회도 계속 찾아왔고요.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지금까지 뛰었지 않나 싶어요.

2007년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가 선수 생활의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돌이키면 SK 왕조 시절이 제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습니다. 솔직히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 정말 힘들었거든요(웃음). 그런데 그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정말 즐거운 추억으로 남더라고요. 그때 배웠던 걸 토대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을 얻었다고 봅니다. 은퇴 결정을 하고 나서도 그 시절이 가장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최근 SK 왕조 시절 같이 뛰었던 박정권, 채병용도 은퇴식을 치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같이 뛰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걸 보니까 ‘내가 진짜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확실히 느꼈습니다. 후배들도 정말 어린 나이 선수들이 많아졌고요. 떠날 때가 된 거죠(웃음).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2007년 트레이드 뒤 첫 한국시리즈 우승도 기억에 남고요. 당시 어린 나이에 잠을 설치면서 긴장하고 한국시리즈에 나간 기억이 납니다.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셔도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더라고요. 그런데 오히려 저는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기억에 남아요.

이유가 있습니까.

예전에 선배들이 ‘베테랑이 된 뒤 우승하는 건 다른 느낌’이라고 말씀한 적이 있거든요. 2018년에 베테랑 선수로서 우승하니까 진짜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왕조 시절 같이 뛰었던 젊은 동료들이 다 베테랑의 자리에 있었고, 플레이오프부터 힘들게 올라가 우승하니까 더 감격적이었죠. 그 감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 "KIA에서 보낸 2년도 소중한 시간, 한 것에 비해 주신 과분한 사랑에 감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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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이 나주환에게도 특별한 의미였다(사진=KIA)



2019시즌 종료 뒤 현역 은퇴의 갈림길에 선 적이 있습니다. 지도자 제안을 뿌리치고 KIA에서 새 출발을 결정했습니다.

당시 SK 구단에서 지도자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몸 상태를 봤을 때 저는 현역 생활에 더 도전하고 싶었고요. 감사하게도 양 팀이 무상 트레이드로 길을 열어주신 덕분에 KIA에서 또 소중한 2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KIA에서도 한 것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드릴 뿐입니다.

KIA에서 팀 적응도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습니다.

어릴 때 겪은 첫 트레이드는 감정적으로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베테랑 선수로서 트레이드를 겪으니 뭔가 모르게 편안한 감정이 더 컸어요. 왜냐면 어릴 때는 어떻게든 크게 성공해야 한단 욕심이 있었지만, 이번엔 베테랑 선수로서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마음이라 오히려 편했죠. 팀 동료들도 저를 따뜻하게 받아줬고요.

KIA에서 2년의 세월이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게 만들었을까요.

그렇죠. 19년 동안 원 없이 선수 생활을 해보고 관두는 거니까요. KIA에서 뛴 2년이 현역 생활 정리에 도움을 줬습니다. 저는 이제 KIA에서 뛰는 후배들이 더 좋은 실력을 발휘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평소에도 후배들에게 조금씩 지도자로서 면모를 보여줬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내야수 후배들이 먼저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고요. (김)태진이가 수비에 대해서 자주 질문을 던지고요. 햄스트링이 안 좋아진 뒤 송구에서 어려움을 겪는 (류)지혁이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했고요. 후배들이 제 조언에 조금씩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니까 더 지도자의 길에 확신을 느꼈습니다.

- "스승 복 많았던 19년, 지도자 나주환으로서 열정 보여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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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환은 KIA 잔류군 코치로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출발한다(사진=KIA)



지도자 나주환은 어떤 가치를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제가 지도자로서 먼저 열정적인 느낌을 전달해주고 싶습니다. 어릴 때와 비교해 야구 흐름이 많이 바뀌었지만, 훈련량의 중요성은 분명히 크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제가 19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훈련량이었거든요. 특히 수비 하나만큼은 장담할 수 있어요.

최근 1군 선수들의 수비 기본기에 대한 아쉬운 지적이 많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타격에 더 신경 쓰다 보니까 수비 기본기를 망각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두산 김재호 선수만 봐도 수비 하나로도 팀 승리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정말 크거든요. 지도자로서 수비에 조금 더 집중해서 지도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19년 현역 생활을 돌이키면 정말 많은 명 지도자를 만났습니다.

제가 ‘스승 복’ 하나는 참 많았습니다(웃음). 두산 시절 김인식 감독님부터 시작해서 김경문 감독님, SK 시절엔 김성근 감독님, 이만수 감독님, 김용희 감독님, 트레이 힐만 감독님, 염경엽 감독님 지도를 받았고요. KIA엔 매트 윌리엄스 감독님이 계셨죠. 외국인 감독님뿐만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감독님들과 함께 한 게 향후 지도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될 듯싶어요. 그래도 김성근 감독님과의 추억이 가장 강렬합니다(웃음).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겠습니다.

그동안 야구 선수 나주환으로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요. 또 19년 동안 오랜 시간을 집을 비우면서 밖을 돌아다녔잖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아내에게도 정말 고맙습니다. 19년 동안 기다려주고 지켜봐 준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어요.

‘선수 나주환’과 이별이 아쉬운 팬들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이제 SSG 랜더스지만, SK 와이번스 시절 팬들에겐 정말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먼 훗날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제대로 못 드린 작별 인사를 꼭 드리고 싶고요. 왕조 시절 좋은 추억을 가슴에 묻고 떠나겠습니다. 또 KIA 타이거즈 팬들에겐 정말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린단 말을 전하고 싶어요. 2년밖에 안 뛰었고, 팀 성적도 아쉬웠는데 정말 좋은 기운과 파이팅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지도자 나주환으로서 또 팀을 위해 뛰어보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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