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의 양념, 씬스틸러” 반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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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5일 6차 TV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사진을 찢고 있다. /KBS1 |
국민의힘 대선 주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TV토론회에서 여당 후보의 얼굴 사진을 찢고 망치를 휘두르는 등의 과격한 퍼포먼스로 논란이다. 얼굴 사진이 찢긴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도를 지나쳤다” “토론을 코미디로 만든다” 등 비판이 나온다.
5일 밤 열린 국민의힘 6차 TV토론회 후보자 소개 시간에 안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얼굴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는 “부동산 투기의 마피아 두목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이라며 이 지사의 이름을 세 번 부른 후 “당신의 가면을 찢어버리겠어”라고 말하며 이 지사의 사진을 찢었다. 이어 “자신을 뽑아준 성남시민의 5000억원을 갈취하고 마피아 두목으로서 국민에게 사과는 하지 않고 거짓말과, 거짓말과, 거짓말로 국민을 농락하는 이재명”이라며 “당신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겠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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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5일 6차 TV토론회에서 '토르' 망치를 휘두르고 있다. /KBS1 |
안 전 시장의 과격한 발언은 주도권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여기 좀 비춰 달라”며 영화 ‘아수라’ 포스터를 꺼내 들었다. 영화에서 안남시장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을 가리키며 “시장이 여기 있죠? 부동산 투기 조폭이라고 제가 명명했다”고 말했다. 안 전 시장이 준비한 소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국민들이 허탈하고 답답하다면서 저한테 토르를 보내줬다”며 영화 ‘토르’의 주인공이 들고 다니는 망치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권순일 이 나쁜 놈들. 지구를 떠나라”라고 말했다.
이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왜 대선 토론을 개그콘서트로 만드느냐”며 “저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폭력적 연출이 선을 넘었다” “소품 개그의 달인이 어떻게 대선 후보가 됐느냐”며 국민의힘 토론 수준을 떨어트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안 전 시장은 주도권 토론이지만 자신의 퍼포먼스를 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을 향해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며 다소 평이한 질문을 던졌다. 다른 후보들이 윤 전 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나 ‘위장 당원’ 발언을 두고 날카로운 공방전을 벌인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선 ‘안상수의 재발견’ ‘씬스틸러(눈을 못 떼게 만드는 인물)‘ 등의 평가도 나왔다. 한 시청자는 “대선 토론에서 후보들의 정책이나 사상검증을 하는 게 맞기는 하다”면서도 “토론회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민주당에 공격받는 후보들에게는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 해명할 시간을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 전 시장이 없으면 무슨 낙으로 토론을 볼까 싶다”며 “그는 토론의 맛있는 양념”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전 마지막 TV토론회였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위를 다투고 유승민 전 의원이 3위로 뒤를 쫓는 상황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하태경 의원, 안 전 시장 중 4위를 차지한 후보가 향후 TV토론회에도 계속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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