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은 이날 오후 총리 지명 선거를 잇따라 열고 과반의 찬성으로 기시다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새 내각은 기시다가 나루히토(徳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대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1년 9월 29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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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고 물러나면서 일본은 4년 만에 총선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기시다는 오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총선거 투·개표를 하는 일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는 등 여당이 유리한 상황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기시다는 쇄신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자신을 뺀 내각 구성원 20명 가운데 13명을 각료 경험이 없는 신인으로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유임한다는 방침이다. 외교·안보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총리관저의 2인자이며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측근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전 문부과학상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노 전 문부과학상과 마찬가지로 아베 전 총리와 가까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경제산업상으로, 전후 최장 재무상을 지낸 아소 다로(麻生太郞)의 처남인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는 재무상으로 임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신설하는 경제안전보장상에는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방위정무관이 거론되고 있다.
기시다는 2012년 12월 아베 2차 내각 출범 당시부터 4년 8개월 동안 외무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를 추진한 주역으로, 합의 전날까지도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기술에 최종 승인을 주저하던 아베 전 총리를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재선거 기간에도 그는 여러 차례 “공은 한국에 있다”며 한국이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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