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방남한 당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국립중앙극장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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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남북교류협력사업 관련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11년~2020년 약 1059억원의 예산을 남북교류협력기금 조성 등 남북협력 명목으로 편성했다. 해당 예산편성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및 평화ㆍ통일 교육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뤄졌다.
특히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됐던 2019년에 오히려 관련 예산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71억원 수준이었던 남북협력 관련 예산은 2019년 404억5300만원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이어 2020년에도 236억47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2019년 2월 당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렀던 제2차 북ㆍ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남북관계는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2020년에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도 했다. 김석기 의원실 관계자는 “(서울시 내부에서도)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인데 박 전 시장이 너무 남북교류사업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유엔을 통한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 등을 제외한 예산은 관련 활동을 해 온 시민단체에 집중 지원됐다. 특히 최근 3년 간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은 시민단체 가운데는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이하 ‘협력위원’)들이 속한 단체가 다수 포함됐다. 남북교류협력위원회는 남북교류협력기금 운용 및 관리, 협력사업 지원 총괄 등을 맡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 시 협력위원이 속한 시민단체가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은 사례는 8건으로, 총 약 27억원의 금액이 지원됐다.
가령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민간교류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운영 중인 시민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020~2021년 ‘평양여행학교’ 등 3건의 사업이 서울시 지원대상에 선정돼 총 4억5200만원을 지원받았다. 당시 사업 심의에 참석한 구모 서울시 협력위원은 해당 단체의 정책위원을 맡고 있었다.
이외에도 ‘이순신 장군 유적 남ㆍ북ㆍ러 공동발굴 사업’을 목적으로 3년 간 서울시로부터 17억400만원을 지원받은 단체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의 사무국장인 신모씨는 2018년부터 서울시 협력위원으로 활동했다. 올해 ‘한반도 평화교육 온라인 박람회’ 사업으로 1억9500만원을 지원받은 단체 ‘어린이어깨동무’의 사무총장 최모씨도 2017년부터 협력위원으로 활동했다.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바이든시대 동북아 전망과 한국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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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4월까지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이하 ‘협력위원장’)을 맡았던 문정인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현 세종연구소 이사장)가 속한 단체에도 수천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문 특보는 2019년 10월 협력위원장에 취임해 지난 4월까지 근무했는데, 해당 기간 중 문 특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한반도 평화포럼’은 두 차례 서울시가 남북교류 목적으로 주최한 시민참여형 교육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 32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문 특보가 고문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남북물류포럼’도 같은 기간 공모에 선정돼 17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한편 예산을 지원받은 시민단체 중엔 북한과 관련성이 작은 단체도 포함됐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약 3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OO문화원’은 자치구 주민복지 증진을 설립목적으로 삼고 있다. 2019년 약 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OOO 도농 나눔 공동체’는 도시농업, 귀농ㆍ귀촌사업을 목적으로 한 단체였다. 이밖에도 청년 일자리창출, 지역사회 계발, 종교기반 교육 등 ‘남북교류’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단체들이 지원대상에 다수 포함됐다.
김석기 의원은 “남북교류 명목으로 요직에 포진한 시민단체 출신들이 자신들이 몸 담았던 시민단체에 ‘셀프 재정지원’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제 식구 배불리기’로 공정성을 훼손했고, 과도한 예산을 들였지만 미흡한 성과로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며 “서울시는 사업추진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혈세를 낭비한 이들에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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