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쑥대밭” 윤석열 후보 캠프 총괄실장직 자진 사퇴 전날 배 의원에 전화 걸어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왼쪽)과 장제원 의원. 연합뉴스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캠프 총괄실장직에서 물러나기 전날 자신의 아들 용준(21·래퍼 노엘)씨 문제를 언급한 같은 당 배현진 최고위원에게 ‘항의 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8일 조선일보는 당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장 의원이 전날 배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아들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결국 두 의원은 ‘말다툼’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 최고위원은 장 의원의 아들이 각종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에 관해 “최근 우리 당 의원의 자녀가 거듭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에 또 일탈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오른 경우는 최고위원 한 사람이자 대한민국 청년 한 사람으로서 매우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아닌 가족의 일이라고 회피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끼친 실망감을 갚기 위해서 진정한 자숙의 자세,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최고위원은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언급하며 “공적책무를 이미 알고 있는 개인의 문제를 당과 당원이 대신해서 덮어줄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배 최고위원의 이런 발언에 불만을 품은 장 의원이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다음날인 28일에는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정이 쑥대밭 됐다”고 납작 엎드렸다.
페이스북 갈무리. |
그는 “단 1분도 버티기 힘들었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눈물로 날을 지새는 아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신 어머니,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고 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후보의 허락을 득하지 않고는 거취마저 결정할 수 없는 저의 직책에 불면의 밤을 보냈다”면서 “죄송하고 송구스럽지만, 결국 후보의 허락을 득하지 못하고 캠프 총괄실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직을 내려놓는 것이 후보께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부족한 제게 아낌없는 신뢰를 보내주신 윤 후보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백의종군하면서 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응원하겠다”고도 했다.
장 의원은 “이제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면서 “죄를 진 못 난 아들이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아버지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 국민과 저를 키워주신 지역주민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용준(래퍼 노엘)씨. 연합뉴스 |
장 의원의 아들인 용준씨는 최근 무면허로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냈고, 음주 측정을 요구하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앞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누범기간에 다시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앞서도 그는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 길거리서 행인과 쌍방폭행, 막말 등 수차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용준씨는 집행유예 같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치면서 비난 여론은 끊이지 않았다. 부친인 장 의원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앞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아들에 대한 별 언급 없이 정치 활동을 이어온 장 의원은 결국 “아버지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아들과 관련된 사건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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