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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바이낸스 전 CEO "암호화폐 시장, 중국 규제 영향 평형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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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브라이언 브룩스 전 바이낸스 CEO
[세계경제연구원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중국 정부가 강력한 암호화폐 단속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일시적인 충격이며, 곧 평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브라이언 브룩스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다.

변호사 출신인 브룩스 전 CEO는 과거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최고법무책임자를 지냈으며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도 역임했다.

브룩스 전 CEO는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번 제한이 가장 심각하긴 하지만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는 다시 평형을 찾을 것이고 비트코인 채굴은 중국을 떠나 노르웨이나 더 싼 전기 가격을 누릴 수 있는 국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개인이 전자지갑(월렛)에 저금해놓고 직접 거래할 수 있기에 어디든 내가 원하면 보낼 수 있고,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보내지 않는다"며 장기 암호화폐 수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룩스 전 CEO는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국제 가상화폐 조세 법칙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조세정책 합의를 두고 국가 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진국은 어떻게든 이 문제에 우선권을 가져서 조세정책을 휘두르고 싶어할 것이고, 일부 국가는 규제를 자제하자고 할 것"이라며 "국가 간 알력 다툼이 있을 수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날 선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브룩스 전 CEO는 암호'화폐'라는 이름에 집중하면 가격변동성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암호화폐는 화폐보다는 "인터넷에서 거래하는 주식"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통화나 법정 화폐의 기능을 하려는 게 아니라, 제일 중요한 것은 인터넷을 탈중앙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암호화폐는 기존 소수 대기업 독점의 인터넷에 대응할 수 있는 '연산력'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보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CEO는 다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법정통화를 사용하는 지금은 은행이 독재주의 국가에 자본을 공급하지 못 하게 하는 조치를 활용해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CBDC는 이런 국가들이 제재 구도에 억압되지 않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담배 등 물건 구매가 완전히 금지되지는 않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지양하도록 유도하지만, CBDC는 일부 상품 구매를 전면 금지를 해버릴 수 있다"며 "이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 전 CEO는 암호화폐 시장 규제에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텔레비전을 규제할 때는 주파수 설정을 위한 규제가 필요했지만, 유튜브 시대로 와서는 모두가 방송이 가능해졌고 TV 방송 자격이 없다고 유튜브 방송을 못 하는 건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도 이전 방식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유튜브와 유사한 특성이 있다"며 "기존의 규제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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