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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그리스로 떠나는 이재영 이다영, 한국 배구와는 영원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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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유럽배구연맹(CEV) 여자리그 랭킹 37위 그리스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학폭 가해자로 드러난 지 8개월 만이다. 법적인 문제뿐 아니라 국민감정도 전혀 수습하지 않은 채 길을 떠난다. 사실상 한국 배구와는 영영 이별을 고한 셈이다.

그리스 여자리그팀 PAOK는 10일 국제배구연맹(FIVB)에 ‘대한민국배구협회 동의 없이도 이재영 이다영을 영입할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FIVB는 29일 오후 7시 이후 국제 이적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이재영 이다영의 학교폭력을 ‘국제 이적에 관한 규정’ 제3조 2항의 ‘불미스러운 행위이자 사회적인 물의’로 보고 PAOK 입단에 필요한 국제이적동의서 발급을 거부해왔다.

매일경제

이재영 이다영이 국내 여자배구 무대에서 소속팀 간판스타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보기 어려운 분위기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재영 이다영은 학교폭력 과거가 공개된 지난 2월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도 박탈당했다. 당시 둘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에게 상처를 줬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이재영)” “피해자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이다영)”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두 자매는 SNS에 게재한 사과문을 슬며시 내리더니 4월5일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체육시민연대가 “반성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돌연 학교폭력 피해자를 고소하겠다는 이다영 이재영은 사람으로서의 예의조차 없는 2차 가해 행위를 즉각 멈춰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쌍둥이는 6월30일 지상파 채널과 방송 인터뷰에서도 “상처를 준 행동이었다. 정말 미안하다(이재영)” “사과 한 번으로는 씻을 수 없는 영원히 남을 트라우마를 줬다. 평생 반성하겠다(이다영)”면서도 “억울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이재영)” “칼을 목에 대고 찌르진 않았다. 들기만 하고 욕만 했다(이다영)”는 말로 고소를 취하할 생각도, 진정한 반성도 하고 있지 않음을 모든 국민에게 보여줬다.

V리그 직전 소속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2021-22 한국배구연맹 선수등록을 포기하면서 현재 이재영 이다영은 FA 신분이다. 그리스 PAOK와 계약을 마친 후 국내 어떤 프로팀과 협상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쌍둥이는 피해자로부터 어떤 용서도 받지 못했다. 수사기관이 ‘학교폭력 폭로에 허위사실이 포함됐으니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기소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두 자매는 선수 경력이 이대로 끝나거나 실전 공백이 길어져 기량이 줄어드는 것만 걱정했을 뿐이다.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없는 그리스 무대로 떠나는, 연봉으로 4만 유로(약 5544만 원)만 주겠다는 PAOK와 계약한 이유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이재영은 6억 원, 이다영은 4억 원이 옵션 포함 연봉일 정도로 학교폭력 가해가 드러나기 전까진 한국여자배구에서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대표적인 스타들이었다. 그러나 고소를 마무리 짓지도, 도덕적인 의무를 다한 것도 아닌 쌍둥이가 국내 무대에서 환영받는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보기 힘들 듯하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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