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철수 작전 ‘성공’ 발언에 밀리 의장 소신 발언
“아프간에 2500명 주둔시켰어야” 발언도 바이든과 배치
알카에다, IS 테러 가능성에 “매우 현실적 가능성 있다”
미군 서열 1위인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28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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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에 대해 “전략적 실패”라고 발언해 당시 작전을 ‘성공’으로 규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엇박자를 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으로부터 “8월에 아프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놀라운 성공’이라는 표현을 쓸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연설에서 아프간 대피 작전을 ‘놀라운 성공’으로 표현한 것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 질문에 “수송 작전은 성공적이었으나, 전략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답했다.
흔히 일개 전투의 승리는 전술적 승리, 수많은 전투가 포함된 전쟁의 승리는 전략적 승리로 표현된다. 밀리 의장은 긴급한 상황에서 실시된 수송 작전만큼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아프간 전쟁과 철수 작전 전반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빚어진 엄청난 혼란을 ‘성공’ 표현을 써가며 불가피한 것으로 정당화한 가운데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소신 발언을 한 셈이 됐다.
밀리 의장의 소신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 연방의사당을 점거한 직후인 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중국 군부와 비밀 접촉을 취하기도 했다. 이 사실은 미국에서 발간된 신간 ‘위험’(Peril)을 통해 14일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밀리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아프간 정부 붕괴를 막기 위해 최소 2500명의 미군을 아프간 현지에 남겨둬야 한다는 게 자신과 아프간 현지 케네스 매켄지 중부 사령관의 의견이었다는 소신도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19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군에서 2500명의 병력을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어 밀리 의장은 군 참모진 의견이 아프간 미군 전원 철수로 수렴된 건 8월 25일이라고 했다. 이 또한 바이든 대통령 발언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은 ‘의견이 거부됐는데 왜 사임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밀리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참모진) 의견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의견이 채택되지 않았다고 물러나는 건 엄청난 정치적 저항”이라고 반박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가 탈레반 통치하에서 재건돼 12∼36개월 내로 미국에 테러 위협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아프간에 2500명의 미군을 남겨뒀으면 탈레반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군 참모 간 이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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