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미 합참의장 아프간 철군에 “전략적 실패”…‘성공’ 규정한 바이든과 엇박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바이든의 철수 작전 ‘성공’ 발언에 밀리 의장 소신 발언

“아프간에 2500명 주둔시켰어야” 발언도 바이든과 배치

알카에다, IS 테러 가능성에 “매우 현실적 가능성 있다”

헤럴드경제

미군 서열 1위인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28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에 대해 “전략적 실패”라고 발언해 당시 작전을 ‘성공’으로 규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엇박자를 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28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 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으로부터 “8월에 아프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놀라운 성공’이라는 표현을 쓸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연설에서 아프간 대피 작전을 ‘놀라운 성공’으로 표현한 것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 질문에 “수송 작전은 성공적이었으나, 전략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답했다.

흔히 일개 전투의 승리는 전술적 승리, 수많은 전투가 포함된 전쟁의 승리는 전략적 승리로 표현된다. 밀리 의장은 긴급한 상황에서 실시된 수송 작전만큼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아프간 전쟁과 철수 작전 전반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수 과정에서 빚어진 엄청난 혼란을 ‘성공’ 표현을 써가며 불가피한 것으로 정당화한 가운데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소신 발언을 한 셈이 됐다.

밀리 의장의 소신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미 연방의사당을 점거한 직후인 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중국 군부와 비밀 접촉을 취하기도 했다. 이 사실은 미국에서 발간된 신간 ‘위험’(Peril)을 통해 14일 드러나 논란이 됐다.

밀리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아프간 정부 붕괴를 막기 위해 최소 2500명의 미군을 아프간 현지에 남겨둬야 한다는 게 자신과 아프간 현지 케네스 매켄지 중부 사령관의 의견이었다는 소신도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19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군에서 2500명의 병력을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어 밀리 의장은 군 참모진 의견이 아프간 미군 전원 철수로 수렴된 건 8월 25일이라고 했다. 이 또한 바이든 대통령 발언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은 ‘의견이 거부됐는데 왜 사임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밀리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참모진) 의견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의견이 채택되지 않았다고 물러나는 건 엄청난 정치적 저항”이라고 반박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가 탈레반 통치하에서 재건돼 12∼36개월 내로 미국에 테러 위협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아프간에 2500명의 미군을 남겨뒀으면 탈레반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군 참모 간 이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sooha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