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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윤-홍 대전'…홍준표 "검찰총장 때 대장동 몰랐으면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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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윤석열·홍준표 두 주자 간의 선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두 후보는 28일 밤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에서 서로의 약점을 들춰내며 강하게 맞붙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홍준표 의원에게 "당 대표 2번, 5선 의원을 지내고 대선후보도 했는데, 2018년 지방선거 때 당 대표 지원유세를 후보들이 거부한 일이 있었다"며 "지방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유세를 오지 말라고 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그때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 회담'이라고 해서 국민 80%가 '악담했다', '막말했다'고 (나를) 비판했다"며 "그런데 1년 지나고 위장 평화 회담이라는 게 밝혀지지 않았나. 그때 여기 있던 분들은 뭐 하고 있었나"라고 맞받았다.

홍 의원은 거꾸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대선 본선에 가면 없는 사실도 만들어 씌우는 네거티브 선거가 된다. 온갖 비리에 싸인 후보보다 흠 없고 국정 능력이 있는 홍준표가 나가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대장동은 그렇게 악취가 처음부터 났는데 검찰총장할 때 몰랐느냐"고 묻고, 윤 전 총장이 "전혀 몰랐다"고 하자 "몰랐으면 무능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무능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외교안보정책, 윤석열은 '소신·상식' vs. 홍준표는 '강경보수 구애'

이날 지정토론 주제는 외교안보 정책이었다. 운 전 총장은 상대적으로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강조한 반면, 홍 의원은 강경 보수층을 강하게 의식한 듯 처음부터 끝까지 '나토식 핵 공유'만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북한의 핵 보유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면서 협상 과정에서는 흔들림 없이, (그러나) 외교적으로는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상응하는 대가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현 정부 정책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홍 의원은 이를 놓고 "대북정책이 우리 당과 다르다. 문재인 정권 2기라고 하고 '문석열'이라는 말도 떠돈다"고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가 만든 말 아니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특히 "핵 공유나 전술핵 재배치는 북핵을 인정하는 것이고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며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지난 22일 자신의 안보정책 발표 내용 중 "확장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전술핵 배치, 핵 공유 등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부분을 강조해 자신을 핵무장론자로 규정한 데 대한 부인 차원이었다.

실제로 이날 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22일에는 미국에 핵 공유를 요구하겠다더니 이후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어느 것이 진짜 입장이냐"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기본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주는 꼴이 되고 대북제재를 무효화한다"며 "핵 공유나 전술핵은 기존의 확장억제로 도저히 안 될 때 미국과 상의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보수색을 강조한 당내 경쟁자들의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천안함 사태 사과를 받기 전이라도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그는 "남북 간 중요한 회담을 해야 하는데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가 없다고 안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핵잠수함 보유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안보를 위해 필요는 하겠지만, 과연 핵잠수함이 우리에게 시급한 것인지"라며 "더 시급한 게 있지 않느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최대 경쟁자인 홍 의원이 "남북전력지수를 보면 재래식 전력 외에 핵 전력을 포함하면 남한이 840, 북한이 1702로 2배 밀린다", "북한이 SLBM을 개발해 태평양에서 미국으로 쏜다면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겠느냐"고 보수층의 안보 불안 정서를 자극하는 공격을 해왔을 때도 "그래도 북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 대응하는 것이 그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홍 의원은 또 "9.19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이이 대해 "그냥 폐기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에 확실히 지키라고 촉구하고 (북한이 협정 준수를) 안 하면 폐기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이 "지금 북한이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윤 전 총장은 "그래도 한 번 하고 하겠다"고 굽히지 않았다.

반면 홍 의원은 "지난 30년 동안 한미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했으나 실패했다"며 "핵균형으로 돌파해야 한다. 나토식 핵공유로 북한 핵 위협을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에 대해 "핵균형이라니, 북핵을 기정사실화하자는 것이냐"고 비판했지만 홍 의원은 "그렇다"고 당당하게 답하고 "북핵이 우리가 인정 안 한다고 없는 것이냐"고 말했다.

원 전 지사가 "그럼 일본이 핵무장하겠다고 하면 어쩔 것이냐"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그건 미국이 할 일"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거꾸로 원 전 지사, 하태경 의원 등 문제를 제기한 다른 후보들에게 "어떻게 그런 나약한 생각으로 나라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려 하느냐"고 혀를 찼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예비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진행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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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尹에 "왜 가족 건드리나"…황교안 "김만배, 대학 동문이라 7~8년 전 만났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의 친분 관계를 지적하며 공세를 폈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특검과 개인적으로 가깝지 않느냐"는 물음에 "아무래도 그렇다"고 답하고, "박 전 특검의 비리 의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만 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제가 (지난 토론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판·검사들 썩어빠졌다'고 했더니 저희 돌아가신 아버지와 형 얘기를 하고 윤석열 캠프에서는 제 딸 얘기를 하더라"며 "왜 가족을 건드리나"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다른 사람도 다 가족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응수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자 "제가 (윤 전 총장) 부인하고 장모에 대해 수많은 비리가 나와도 얘기를 안 했다"고 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원 전 지사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아느냐'고 묻자 "안다. 대학 동문이다"라며 "7~8년 전에 만났고 근래에는 전혀 만난 적 없다. (만났을 때도) 대장동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답해 눈길을 모았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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