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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개발 말 믿었는데"… '대장동' 원주민도 입주민도 분통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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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업자들 배만 불려"

“원주민 이전 택지 분양하면서

수용가의 6배 넘는 돈 요구해

난개발에 출퇴근마다 교통지옥”

남욱, 개발전부터 현장 자주 오가

주민들 “사실상 땅 강탈 당했다”

세계일보

28일 ‘화천대유자산관리’를 둘러싼 특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성남=하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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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이전을 위한 택지를 분양하면서 수용가의 6배 넘는 3.3㎡당 1300만원을 요구하더군요. 공영개발을 믿고 150년간 조상 때부터 지켜온 선산과 고향 땅을 내놓았는데 업자들 배만 불렸습니다.”(대장지구 원주민 이모씨)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못해 주민 부담이 늘었어요.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지만 사기를 당한 기분입니다.”(대장지구 입주민 김모씨)

28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는 번잡한 모습이었다. 단지 안팎으로 입주 축하 현수막과 함께 사업을 주도한 자산관리회사(AMC) ‘화천대유’의 난개발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상가 등 막바지 부대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단지 안에선 덤프트럭과 레미콘차량 등이 오갔다.

판교신도시에서 남쪽으로 3㎞가량 떨어져 ‘남판교’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 5월 이후 4개 단지, 350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지난 6월 입주했다는 한모(32)씨는 “당초 예정된 송전탑 지중화가 이뤄지지 않고 출퇴근 시간마다 도로가 꽉 막히는 등 교통지옥을 연상시킨다”며 “중간에서 초과 이익금을 빼돌려 주민에게 돌아와야 할 혜택이 사라진 건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른 입주민 김모(42)씨도 “부당하게 쓰인 이익금을 환수해 교통 개발에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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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판교에 위치한 주식회사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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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떠난 원주민들도 억울하긴 매한가지다. 인근 경기 용인시 고기동으로 이주한 이한기(72)씨는 “당시 공익 목적으로 주택을 건설한다고 해 토지수용을 받아들였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마지막까지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보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는 이씨는 조만간 성남시를 상대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8월과 12월 대장동 원주민 5명과 38명은 대장지구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환수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장지구 개발 초기부터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이씨는 “성남의뜰이 소송 취하를 종용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개발회사인 ‘씨세븐’이 추진한 민간개발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드나들면서 백지화했다. ‘민간업자한테 안 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수용권 발동에 찬성했는데, 결국 수천억원대 공영수익금만 먼저 챙긴 뒤 ‘화천대유’에 넘긴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의 소유주들이 빈번하게 현장을 오갔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는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등은 공영개발 이전부터 동네를 자주 찾았다. 공영개발로 바뀐 뒤에도 그랬다”며 “이들은 공영개발로 전환되기 전부터 이미 큰 그림을 그려놓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원주민이었던 이기흥(63)씨는 “수용가격이 당시 실거래가(700만원)의 반도 안 됐다. 땅을 강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장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에서 경작하며 살던 사람 중 주어진 보상금으로 이곳에 재정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이 지사의 약속보다 2배가량 비싼 가격에 분양됐다. 정상적인 분양 과정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성남=오상도, 이종민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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