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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국경절 황금연휴] 글램핑에 빠진 13억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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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캠핑 대신···글램핑장 찾는 중국인들

7000만명 중국 글램핑족···국경절 글램핑장 '만석'

'캠핑 전시관'으로 바뀐 'ISPO 상하이 2021'

"무가오디·눠커···" 성장하는 中 토종 캠핑용품 브랜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언니와 함께 베이징 교외로 글램핑을 갔습니다. 바다는 없었지만 푸른 들판에서 색다른 체험을 느꼈어요."

"시안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XX촌에 글램핑장이 있어요. 대자연에 둘러싸인 이곳엔 벼와 옥수수가 자라고 반딧불도 볼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따오기도 볼 수 있죠. 저녁때 청개구리와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배경음악(BGM)이 됩니다."
아주경제

중국의 한 글램핑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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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층이 즐겨 찾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온라인쇼핑몰 샤오훙수(小紅書)에 영상·사진과 함께 올라온 중국인들의 글램핑 체험기다.

글램핑은 '화려하다'는 뜻의 영단어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혼합해 만든 신조어다. 캠핑 장비 없이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캠핑을 말한다. 중국어로는 '징즈루잉(精致露營)'이라고 부른다. '세련된 캠핑'이란 뜻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서 귀찮다는 이유로 시들했던 캠핑 문화가 글램핑을 통해 부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발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캠핑 수요에 불을 붙였다고 중국 증권시보가 최근 보도했다.
번거로운 캠핑 대신···글램핑장 찾는 중국인들

글램핑장에는 텐트와 침낭, 취사도구, 테이블, 석쇠 그릴 등이 갖춰져 있어서 따로 캠핑 장비를 챙길 필요가 없다. 이동식 화장실과 샤워실, 배터리 충전 서비스, 24시간 온수 제공은 물론 영사기, 스피커, 보드게임 등 오락시설까지 갖춘 곳도 있다.

중국 기업정보업체 톈옌차에 따르면 9월 23일 현재 중국에는 이런 캠핑장을 운영하는 관련 기업만 2만9000곳이 소재해 있다. 올해만 1만개 넘는 캠핑장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캠핑장은 주로 상하이, 항저우, 난징 등 주요 도시 주변 근교에 집중돼 있다. 통상 가격은 낮게는 수백 위안에서 1000위안 이상이다. 윈난, 신장위구르 같은 대자연으로 둘러싸인 지역의 캠핑장은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체험도 선사한다. 설산을 바라보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물론 이런 지역의 글램핑장 가격은 하룻밤 최고 5000위안을 웃돈다고 한다.
7000만명 중국 글램핑족···국경절 연휴 글램핑장 '만석'

추석 연휴에 이어 내달 국경절 연휴에도 글램핑은 중국 주요 여행 키워드가 됐다. 내달 국경절 연휴 글램핑 장소는 대부분 만석 상태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구의 한 캠핑장 사장은 최근 증권시보를 통해 "중추절(중국 추석) 연휴 글램핑 자리는 한 달 전 이미 모두 예약 완료됐다. 내달 국경절 연휴 남은 자리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글램핑 수요가 높다. 중국 현지매체 36kr에 따르면 현재 중국 캠핑 인구는 3억6000만명. 이 중 글램핑족이 20%로, 주요 연령층은 21~45세다.

최근 도시의 번잡함과 소음에서 탈출해 야외 체험활동의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즐기려는 젊은층이 늘었다.

칭후이(清暉)즈쿠 수석 경제학자 쑹칭후이는 증권일보를 통해 "사람들의 경제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야외 캠프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글램핑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캠핑으로 대자연의 기운을 느끼는 한편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가 ‘전국민 체력단련 5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도 캠핑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운동인구 비율을 현재 37.2%에서 38.5%까지 높이고 스포츠산업 규모를 5조 위안(약 885조원)까지 늘릴 것이란 목표를 세웠다. 레포츠 수요가 높아지면서 자연히 캠핑 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캠핑 전시관'으로 바뀐 'ISPO 상하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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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사실상 글램핑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막힌 중산층들이 도시 교외나 시골에서 새로운 삶의 체험을 찾기 시작했고 캠핑을 통한 휴식과 안식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지난해 샤오훙수 커뮤니티에서 캠핑 관련 글 발표 건수만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했다. ​특히 샤오훙수에서 '글램핑' 혹은 '징즈루잉'이라고 검색하면 1만개에 달하는 관련 글이 올라온다.

중국 내 캠핑 인기는 7월 초,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스포츠용품 박람회인 'ISPO 상하이 2021'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캠핑 관련 전시 면적이 전체 면적의 4분의3을 차지한 총 6000㎡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10배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매체 36kr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캠핑시장 규모는 7000억 위안으로 연 평균 40%씩 증가했다. 향후 5~10년 내 시장 규모는 2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쑹칭후이 경제학자는 "중국 경제가 고속발전하면서 중산층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캠핑 소비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거대하다"고 진단했다.
"무가오디·눠커···" 성장하는 中 토종 캠핑용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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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캠핑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 링커에 따르면 2027년 중국 캠핑용품 시장은 159억 달러로, 연평균 9.1%씩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로컬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도 생겨났다. 무가오디(牧高笛·모비가든), 저장쯔란(浙江自然·저장네이처), 싼푸후와이(三夫戶外·싼포), 카이러스(凱樂石), 눠커(挪客·네이처하이크), 웨이다리둬(維達利多·비달리도) 등이 대표적이다.

무가오디는 상하이증시 상장업체다. 올 상반기 순익이 5342만9700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원래는 해외 캠핑용품 브랜드의 위탁가공업체로 시작했으나, 2003년부터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서 주가 상승폭만 60%에 육박한다.

저장쯔란도 상하이증시 상장업체다. 주로 캠핑용 베개나 쿠션, 에어매트 등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인데, 올해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억3700만 위안에 달했다. 주가는 올 들어서 상승폭만 30% 이상에 달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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