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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국제유가·정제마진 최고가 행진…정유사, 하반기도 호실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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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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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2년 만에 배럴 당 6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국제 유가도 3년 내 최고치를 찍었다. 정유업계가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유럽·아프리카 지역의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북해산 브렌트유는 6일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80.1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를 선도하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상승세를 보이며 75.4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유 모두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년 내 최고 가격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석유생산시설이 밀집한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 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하면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

공급 차질과 함께 수요가 높아지면서 정제마진도 함께 올랐다. 지난주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6달러를 기록하며 2019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통 정유업계에선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배럴 당 3~4달러로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마이너스까지 갔던 정제마진은 지난 7월 말부터 3달러로 회복하기 시작해 현재 손익분기점을 훨씬 뛰어넘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항공유 마진이 수요 회복으로 지난달 대비 2달러 이상 높아지며 7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배럴당 10~15달러에 달하던 2019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6개월 전보다 3배 가까이 뛰었다.

경유 마진도 지난달 약 7달러에서 현재 10달러 수준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휘발유 마진은 이미 지난 7월 10달러를 뛰어넘고 9달러대를 유지 중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높은 마진이다.

정유업계에선 이를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한파가 예상되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난방유 수요도 급등할 전망이다. 하반기 난방유 비축 수요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를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연내 배럴 당 90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이 부족한 글로벌 상황도 정제마진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감축을 목적으로 자국의 원유 수입을 전년 대비 35% 줄이면서 중국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도 줄었다. 중국의 8월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도 최근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풍력 발전 출력량이 감소하면서 발전용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LNG 가격이 폭등하자 발전용 연료로 경유와 벙커C유 사용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유와 벙커C유 마진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상반기 4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던 S-OIL,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OIL과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4727억원, 4659억원으로 추산됐다.

재고평가이익으로 큰 수익을 냈던 상반기보단 영업이익이 낮을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하반기보다 나은 상황이다. 재고평가이익으로 인한 수익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하반기 정제마진 회복으로 인한 이익은 본격적인 '체질 개선'이란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던 국제 유가가 올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낮은 가격에 산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커져 상반기에 큰 이익을 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엔 정제마진이 오르면서 기초체력이 단단해지고 본원적인 손익 개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석유제품 수요가 내년에 최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유업계 실적은 내년까지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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