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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문 대통령 칭찬한 이 임대주택 9개월째 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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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등과 경기도 화성동탄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해 44㎡ 면적의 공공임대주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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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방문해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고 했던 경기도 동탄신도시 내 임대주택이 문 대통령 방문 이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실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화성동탄 공공임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방문한 화성동탄 A4-1블록 공공임대 2개 호실이 이달 24일까지 미임대 상태다. 이 주택은 지난해 문 대통령 방문 당시 “수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들여 ‘쇼룸’을 만들었다”는 논란이 됐던 곳이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며 “이런 곳에 중형 평수까지 더하면 중산층이 충분히 살 만한, 누구나 살고 싶은 아파트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주택은 문 대통령 방문 이후 9개월째 공실이었으며, 방문 이전 기간까지 더하면 1년6개월 이상 입주민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LH 관계자는 “입주희망자가 직접 원하는 호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추첨으로 호실을 정한 뒤 계약할 것인지 여부를 물어보는 방식인데, 해당 주택의 경우 대통령 방문 이후 세 차례 계약 안내를 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며 “개인적인 선호도 차이로, 구체적인 사유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화성동탄 A4-1블록은 총 1640가구 중 49가구가 비어 있다. 이 중 14가구가 문 대통령이 방문한 곳과 동일한 전용면적 44㎡다. 이 평형은 방 2개와 거실·주방·화장실을 갖춘 타입이다. 신혼부부 기준 보증금 7200만원, 월세 27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거주할 수 있다. 자녀 수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거주도 가능하다.

당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이곳은 경부고속철도 SRT 동탄역, GTX-A의 출발점으로 대중교통이 아주 우수하다”고 설명하기도 했지만 정작 수요자는 외면하고 있다. LH는 미분양을 소진하기 위해 다섯 차례에 걸쳐 소득과 자산 기준을 완화해 모집공고를 냈다. 현재도 입주 대기자에게 개별적으로 계약 여부를 문의하고 있다.

임대주택 공실 문제는 이곳뿐이 아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0년도 국토교통위원회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H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 7만2349가구 중 16.6%인 1만2029가구가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공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8%에 달하는 5657가구는 6개월 이상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인 행복주택의 공실률은 소형 평형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전용 50㎡ 이상은 공실률이 0%지만 10~20㎡는 12.5%에 달했다.

예산정책처는 “수도권 전셋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 6분의 1이나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은 입지 여건과 면적별 공급계획 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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