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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 이번에도 역시 '파벌'이 판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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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민당 총재선거 D-1] 29일 투개표, 결선투표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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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당 총재 선거 후보 공동 기자회견에서 4명의 후보가 나란히 서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왼쪽부터 고노 다로, 기시다 후미오, 다카이치 사나에, 노다 세이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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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사람은 (파벌에서) 나갈 수밖에 없잖나."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하루 앞으로(29일) 다가왔다. 이번에 선출되는 자민당 총재는 사실상 100대 일본 총리가 된다.

이런 가운데 28일 기자회견을 가진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이렇게 얘기했다. 즉, 파벌의 뜻에 따르지 않는 의원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자신의 파벌인 '니카이파'의 영수이자 지난해 스가 총리를 사실상 옹립하다시피 한 그이기에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투표에서 1차투표로 끝나지 않고 결선투표로 갈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은 4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누구도 1차투표에서 과반을 넘게 득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는 당원표 382표와 이와 동수인 국회의원표 382표 등 총 764표 가운데 과반인 383표를 얻는 후보가 총재로 당선된다.

지난 주말 민영방송 <니혼테레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고노 다로 후보가 280표 이상을 얻어 1위가 될 것이지만, 과반수인 383표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230표로 2위인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사회장과 함께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가려야 한다. <교도통신>도 고노가 300표를 넘어 1위를 차지하겠지만 과반수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좀 우문 아닙니까? 이런 프로의 세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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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지난 9월 16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 상공회의소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교도통신



당초 이번 총재 선거는 파벌이 지정한 후보가 아닌 국회의원들 개개인이 자유롭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선거로 치러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혀왔다.

정치적 색깔이 조금씩 다른 후보들이 여러 명 출마한 데다, 곧이어 치러질 중의원선거를 생각할 때 누가 '당의 얼굴'이 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거의 당락을 가름할 수 있는 차기 총재의 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이 달렸기 때문에 젊은 의원들이 지도부의 생각에 절대 복종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니카이 간사장도 이같은 젊은 의원들의 움직임에 대해 "지역구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가지고 스스로 믿는 바대로 투표해달라"면서 의원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듯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1차투표에 국한한 말이었다. 그는 1차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에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좀 우문 아닙니까? 이런 프로의 세계에서는"이라고 답했다. 파벌이 결속해서 어느 한 후보를 밀 수밖에 없지 않냐는 것이다.

다른 파벌도 "결선투표에선 정리해서 대응하겠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파벌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케시타파(51명)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들도 최대한 존중한다면서도 "결선투표에선 가능한 한 정리해서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28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소속 국회의원이 가장 많은 호소다파(96명)는 기시다와 다카이치 중 결선에 오르는 후보에게 몰표를 줄 것으로 보인다. 호소다파의 사실상 수장인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자신의 측근인 이마이 다카야 전 보좌관을 기시다 후미오 캠프로 보내는 한편 매일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다카이치 사나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카이치는 아베 재임시절 여러 가지 스캔들을 더 이상 조사하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말한 유일한 후보다.

아소파(53명)는 고노 다로가 소속돼 있지만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가 기시다를 밀고 있어 표가 양분될 전망이다.

니카이파(47명)의 니카이 간사장은 현재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장기 연임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기시다에 반감을 갖고 있어 고노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파(16명)는 이미 고노 지지를 선언한 바 있으며, 이시하라파(10명)는 기시다와 고노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고노-기시다 결선투표 할 듯... "니카이 움직임 주목해야"

이번 선거는 크게 봐서 기시다와 다카이치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아베-아소-아마리(3A)라인과 고노를 미는 스가-니카이-이시바의 대결 양상인 가운데, 고노의 대항마로 누가 2위로 결선투표에 오르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기시다가 오르면 다카이치표의 대부분이 무리없이 이동해 기시다가 손쉽게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만에 하나 다카이치가 오르면 그의 극우강경 이미지를 부담스러워 하는 리버럴표로 인해 기시다표가 균열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일단 1위로 결선투표에 오르는 것이 확실한 고노로서는 최근 원로정치에 반발해 '당풍 일신의 모임'을 만든 젊은 의원들에게 파벌을 초월한 지지를 호소하고, 정치 성향이 비슷한 노다 세이코의 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현재 판세대로라면 아무래도 결선투표에는 고노 다로와 기시다 후미오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언론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는 달리 실제로는 다른 후보에 투표할 사람들도 있으니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또 "실질적으로 선거를 관리하고 있어 정보가 빠른 니카이 간사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 투개표는 29일 오후 1시부터 시작돼 오후 2시 20분 1차투표 결과가 나온다. 그 결과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곧바로 국회의원들에 의한 결선투표가 진행돼 오후 3시 40분께에는 차기 총재가 발표될 예정이다.

김경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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