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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 선거로 日 자민당 지지율 급등했지만... 당내 갈등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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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선거 끝나도 큰 후유증 남을 듯
"새 총리, 당 장악 어려워" 전망
한국일보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한 고노 다로(왼쪽부터) 행정개혁 담당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17일 도쿄에서 열린 소견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민당은 29일 투표로 당수를 결정하며, 신임 총재는 내달 4일 소집될 임시 국회에서 일본 총리로 선출된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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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던 지난달까지 동반 하락했던 일본 자민당 지지율이 총재 선거 효과로 크게 반등했다.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이루지 못하고 패배할 것이라던 전망도 사라졌다. 하지만 29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내 핵심 인사들의 갈등은 오히려 증폭됐다. 선거가 끝나도 후유증이 크고 새 총리도 상당 기간 당 장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자민당 지지율, 총재 선거 치르며 급반등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신문을 포함해 여러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자민당의 지지율은 7~8월 가장 낮았다가 이달 3일 스가 총리의 불출마 선언 후 급격히 반등했다.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선 지난달 39%였던 지지율이 이달 23~25일 47%로 올랐고, 아사히신문은 5%포인트 증가한 37%, 요미우리신문은 4%포인트 오른 36%, NHK는 4.2%포인트 상승한 37.6%가 됐다. 이 같은 변화를 의식한 듯 아소 다로 부총리는 아소파 회의에서 “한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70석, 심하면 100석 정도 줄지 않을까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자민당이 패배하는 것 같은 분위기는 없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64) 전 정조회장, 고노 다로(58) 행정개혁장관, 다카이치 사나에(60) 전 총무장관, 노다 세이코(61) 간사장 대행 등 스가 총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들이 출마해 TV토론에 다수 출연하며 정책 대결을 벌인 것이 당 지지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한 고노 다로(왼쪽부터) 행정개혁담당장관과 그를 지지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장관. 이들 세 명을 묶어 ‘고이시가와(小石河ㆍ고이즈미-이시바-고노)’ 연합으로 부른다. 로이터 AP 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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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아소 연합에 스가·니카이 반기


그러나 밖에서 화려한 선거전이 펼쳐지는 동안 당 내부에서는 심각한 갈등이 빚어졌다. 선거 후 최대 파벌인 후쿠다파에 복귀할 예정인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두 번째로 수가 많은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부총리 등 ‘아베-아소’ 연합에 대해 스가 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등 당 핵심 인사들이 반기를 들면서 전선이 그어졌다.

아베는 애초 스가 총리의 연임을 지지했지만 다카이치의 출마를 도왔고, 아소는 스가 총리가 불출마 선언 전 마지막 반전 카드로 생각했던 당 임원 인사에서 아소파 소속인 고노 장관을 내주길 거부했다. 분노한 스가 총리는 아베-아소 연합이 지원하는 다카이치와 기시다에 대항해 고노 장관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자신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아베와 대립 관계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에게 연락해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스가 총리로 알려져 있다. 스가 총리의 측근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장관까지 동참, ‘고이시가와(小石河·고이즈미-이시바-고노의 첫 글자를 딴 것)’ 연합이 만들어진 데는 스가 총리의 영향이 컸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전부터 간사장 교체를 원하던 아베-아소 연합과 대립 관계였던 와중에 ‘임원 임기 3년 이내’ 공약을 들고 나온 기시다 전 정조회장에 대한 불만이 크다. 이 때문에 노다 대행의 출마를 도왔고,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에 투표해 결선투표에 진출시킨 후 고노 장관을 당선시킨다는 ‘역선택’설이 나올 정도다.

"파벌이 주는 것 없이 강요" 젊은 의원도 세력 형성


총재 선거를 통해 ‘파벌의 뜻에 따르라’는 파벌 수장 및 중진 의원과, ‘선거의 얼굴이 될 만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반기를 든 젊은 의원들 간 갈등도 첨예해졌다. 아베 전 총리는 선거 후 호소다파에 복귀할 예정이지만, 파벌 내에서도 다카이치 지지를 강요하는 그에 대해 불만을 느낀 젊은 소장파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다 다케오에 이어 2대째 총리를 지낸 후쿠다 야스오의 아들인 후쿠다 다쓰오(54) 3선 의원이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여러 파벌에 소속된 젊은 소장파 의원 90여 명의 모임 ‘당풍일신(党風一新)의 회’를 만들어 세력을 형성했다. 이들은 “지금은 파벌 수장이 돈도 주는 것도 아니면서 명령만 한다”는 불만이 많다고 한다.

총재 선거로 자민당 내 갈등이 증폭되면서 후유증도 클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가 누가 되든 상당 기간 당을 장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간FLASH는 “이 정도로 혼전이 된 것은 당을 장악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총선 후 당내에 원한이 남아, 자민당의 힘은 약해져 갈 것”이라는 자민당 소장파 의원의 말을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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