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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곽상도 제명” 뒤늦은 호들갑…요란한 ‘꼬리 자르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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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제명, 재적의원 3분의 2 동의해야

민주당 “꼬리 자르기 말고 진상규명부터”


한겨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가든스위트 호텔에서 열린 LA 재외 동포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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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의혹을 두고 여권에 총공세를 펴던 국민의힘이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자, ‘곽상도 의원직 제명’을 주장하고 나섰다. 2주 전 ‘50억 퇴직금’을 인지하고도 쉬쉬하더니, 논란이 되자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제명 카드로 대장동 의혹과의 연관성을 희석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준석 대표는 28일 <와이티엔>(YTN) 라디오에서 “곽 의원이 당을 떠나 있는 분이어서 이제는 국회의원 거취에 대해 언급을 할 수밖에 없다. 당이 엄격하게 대응하겠다”며 “당연히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해야 한다.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 등 판단을 안 한다면 국회 윤리위 절차, 아니면 제명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 아들의 50억원의 퇴직금 수령이 2030세대의 가장 민감한 현안인 ‘공정’을 건드렸다고 판단해, 젊은 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세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젊은 세대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곽 의원 아들이 오롯이 산업재해만 인정받아서 50억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대선 주자들도 곽 의원 제명과 자진사퇴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게이트가 졸지에 국민의힘 게이트로 둔갑을 하는 황당한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곽 의원 국회 제명 절차에 즉각 착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곽 의원께서 정권교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용단을 내려주시길 촉구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육참골단’을 강조하고 있지만 ‘50억 퇴직금’이 언론 보도로 폭로되고 곽 의원이 탈당한 뒤에야 제명까지 거론하고 있어 진정성이 부족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서 “곽 의원의 이름과 더불어 서너명 인사에 대한 의혹”을 이미 보고받았고 김기현 원내대표는 곽 의원에게 50억 퇴직금을 확인했지만 당은 전혀 별도의 조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직 제명은 현실성도 없다. 의원직을 박탈하려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대통령 탄핵소추와 개헌과 같은 수준의 의결 요건이다. 헌정 사상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유신 말기였던 1979년 10월 김영삼 신민당 총재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여당이 동의해야 곽 의원 제명이 가능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바라는 ‘곽상도 손절’보다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태도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곽 의원이 이미 탈당을 해서 국민의힘에서 징계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것이 됐고, 국회 윤리특별위에 회부하려면 수사 결과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의원 제명안은) 현 시점에서 추진하긴 어려운 조건”이라며 “국민의힘이 꼬리 자르기에 속도를 낼 것이 아니라 진실 규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원을)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숨겼는지, 추가 연루자는 없는지 국민을 더 이상 기망하지 말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힘이 그나마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당에서 곽 의원과 관련된 선제적인 대응을 잘못하면서 완전히 여권 공세에 말려들어서 답답하다. 지도부에서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책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강경책만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나래 최하얀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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