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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lieve I Can Fly” 알 켈리, 수십년간 미성년 성착취 유죄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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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 유죄 평결

법원 판결은 내년 5월 예정

히트곡 ‘I Believe I Can Fly’를 부른 미국 R&B 가수 알 켈리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 등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주요 외신은 내년에 있을 법원 판결에 따라 켈리가 여생을 감옥에서 지내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지난 2019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레이튼 형사법원에 들어서는 알 켈리의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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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사건을 심의한 미국 브루클린 연방법원의 배심원단은 27일(현지 시각)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 등 총 9개 혐의로 기소된 켈리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이날 보도했다. 7명의 남성과 5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지난 24일부터 나흘에 걸친 평의 끝에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번 평결을 참고해 내년 5월 4일 최종 선고를 내린다. 뉴욕타임스는 재판부가 배심 결정을 유지할 경우 켈리가 최대 무기징역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켈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의 변호인단은 공판 직후 항소 방침을 밝히며 평결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다.

지난 6주간 이어진 재판에선 켈리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들의 충격적인 증언이 잇따랐다. 피해 여성 대부분은 흑인이었고, 켈리의 팬이거나 그를 멘토로 여겼던 가수 지망생들이었다. 제론다 페이스(28)는 자신이 16살 때 켈리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으며 켈리가 자신의 나이를 19살로 속이도록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켈리가 집에 들어왔을 때 아는 척을 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는 이유로 기절할 때까지 목이 졸린 적도 있다”고 했다. 가디언은 켈리가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아빠(Daddy)”라고 부르게 하고,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는 것도 허락을 구하게 했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심한 구타와 심리적 학대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켈리는 피해자들을 성 착취하는 영상 등을 무기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이 같은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관리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또한 켈리가 피해자를 유인하도록 돕고,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협박한 켈리의 매니저 등 주변인들도 범행에 조력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 사건을 맡았던 재클린 캐슐리스 검사는 이날 공판에서 배심원단의 평결을 읽기에 앞서 “이 사건의 피해자 여러분, 당신들의 목소리는 마침내 전달됐고,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평결에 대해 “한때 R&B의 거물이었던 남자의 충격적인 몰락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가디언,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990년대부터 이어져 온 켈리의 성 착취 혐의가 3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야 유죄 평결로 이어진 이유 중 하나로 피해자 대부분이 흑인 소녀와 여성이었다는 점을 꼽았다. 2000년부터 켈리가 소녀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작곡가 짐 디로가티스는 켈리가 연루된 사건이 계속해서 터지는 데도 이슈가 되지 않는 점에 좌절하며 “흑인 소녀보다 우리 사회에서 함부로 취급되는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가 인터뷰한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를 두려워하며 “누가 우리 말을 믿겠느냐. 우리는 흑인 여자애들”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켈리의 성 착취 의혹이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건 지난 2019년 이 같은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알 켈리 살아남기(Surviving R Kelly)’가 개봉하면서다. 이후 켈리에 대한 수사는 미성년자 인신매매 및 성 착취 혐의 등으로 확장하며 본격화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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