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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보안법 시행 여파…홍콩 야당, 입법회 선거 출마 지원자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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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홍콩 빅토리아항에 뜬 “보안법 승인 축하” 1일 홍콩 빅토리아항에서 시민들이 한 선박 위에 설치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승인 축하 구호를 보고 있다. 이날 홍콩 경찰은 반중·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370여 명을 체포했다. 홍콩=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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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치러지는 홍콩 입법회(의회 격)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에 출마 지원자가 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주석마저도 “출마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6월 중국이 홍콩 내 반중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시행한 여파로 보인다.

홍콩 밍보는 “민주당이 26일 입법회 선거 관련 총회를 열고 출마 지원자 상황을 점검하고 출마 자격 등을 논의 했다”면서 “하지만 이날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27일 보도했다. 로킨헤이 민주당 주석은 이날 밍보와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출마 의사가 있는 당원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으로 접수된 바는 없다”면서 “나 역시 출마 의사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2016년 입법회 선거에서 70석 중 7석을 얻은 제1야당이다. 2019년 홍콩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게 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2020년 홍콩보안법 제정 반대 시위 등의 중심에 서며 홍콩 정부는 물론 중국 정부와 대립할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홍콩 당국이 지난 1월 홍콩보안법 상 국가전복 혐의로 우치와이 전 민주당 주석을 포함한 다수의 야권 정치인들을 체포하면서 지금은 선거 출마 후보자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쇠락했다.

올해 3월 홍콩 당국이 선거제도를 개편하면서 입법회 선거에 출마하려면 홍콩보안법 위반 여부 등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점도 출마를 꺼리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애국자만이 홍콩을 다스릴 수 있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중국 공산당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앞서 22일 치러진 홍콩 행정장관 선출을 위한 선거위원회(선거인단) 선거에서도 총 1500명 가운데 야권 성향 인사는 단 1명만 당선됐다. 12월 치러지는 입법회 선거에서는 의원 총 90명 가운데 20명만 일반 시민들이 뽑고 홍콩 선거위원회(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가 40명, 직능단체가 30명을 뽑는다. 2016년 선거까지는 의원 70명 가운데 35명은 시민들이 직접 뽑고 35명은 직능단체를 통해 선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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