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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권력 위해서라면 좌파부터 극우까지 손잡는다…지금은 연립정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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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서 연립정권 속출…獨 '신호등 연정' 나올 듯

중도좌파 사민·녹색당, '시장경제 지지' 자민당과 협력

이스라엘서도 네타냐후 축출 위해 8개 정당 손 잡아

이데일리

지난 26일 독일에서 연방의원 총선거가 치러졌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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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지구촌 곳곳에서 이념과 성향이 다른 정당들이 손을 잡는 연립정권이 나오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오랜 기간 대척점에 서 온 정당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 ‘이상한 연합’을 결성한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유럽 최강국 독일은 지난 26일 실시한 연방의원 총선거를 계기로 연립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독일 선거제도 특성상 하나의 정당으로만 단독 정부를 구성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이 때문에 독일에서는 정당들이 서로 협력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회민주당(SPD)이 25.9% 득표율을 기록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P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24.1%)을 앞질렀지만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연립정부를 꾸려야 한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빨강) 총리 후보는 녹색당(초록), 자유민주당(노랑)과의 연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이 상징하는 색깔에 빗댄 ‘신호등 연정’으로 불린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과 녹색당이 자민당과는 확연히 다른 성향을 띠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민당은 독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당으로,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 보호 등을 추구한다. 녹색당 역시 환경 보전과 인권, 사회 정의 등을 내세우는 반면 자민당은 신자유주의와 친기업적 시장경제체제를 지지한다. 이러한 이념적 차이와 이해관계 때문에 연정 협상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16년만에 총리가 교체된 이스라엘에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축출이라는 목표 하에 좌파부터 극우까지 손을 잡는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이념이 다른 8개 정당이 한 데 뭉친 ‘무지개 연립정부’다. 팔레스타인 내 유대인 정착촌을 적극 지지하는 극우 정당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좌파 정당, 그리고 아랍계 이슬람주의 정당까지 들어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좌파 노동운동 정당부터 극우 민족주의 정당까지 8개 정당이 참여한 세르비아에서의 연대를 연상케 한다. 이 세력은 집권당을 ‘공공의 적’으로 내세우며 2020년 총선 거부 운동을 펼쳤으나 실패했고 지난해 8월 공식 해체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지난해 1월 보수 우파 국민당과 중도 좌파 녹색당이 연정을 구성했다. 이주민 문제 등을 둘러싼 정책에서 번번이 의견 충돌을 빚던 이들은 3개월간의 격론 끝 연정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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