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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반발 끝에 페이스북,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일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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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3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이 중단됐다. 미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자 인스타그램이 “만드는 게 옳다고 믿지만 작업을 잠시 중단하기고 했다”고 밝혔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 공식 블로그를 통해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하고 부모, 전문가, 입법가 등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그들이 우려를 표하는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 밝혔다.

경향신문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가 27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인스타그램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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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소유한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3월 의회 청문회에서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밝힌 후 미 정치권에선 거센 반발이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5월 44개 주 법무장관들은 페이스북에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이 생기면 아이들이 사이버 왕따나 온라인 범죄 등에 노출돼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소위원회는 오는 30일 페이스북 고위 임원을 불러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WSJ는 지난 9월 기획보도에서 페이스북 연구진들이 지난 3년간 조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청소년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관했다고 폭로했다. 페이스북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19년도 조사 결과에는 “10대 소녀들은 3명 중 1명 꼴로 인스타그램으로 인해 신체 이미지를 왜곡하는 문제가 심해졌다”, “10대들은 불안과 우울증이 증가한 것을 인스타그램 때문이라 답했고 이런 반응은 모든 조사대상 그룹에 걸쳐서 나타났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어린이들이 기업과 광고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시민단체 ‘페어플레이’의 전무 이사 조쉬 골린은 “전문가, 법무장관, 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이줘졌고 WSJ 폭로가 더해지면서 페이스북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인스타그램의 결정을 환영했다. 에드 마키 메사추세츠 주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잠시 멈춤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 프로젝트를 완전히 내버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인스타그램은 개발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라며 향후 입장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모세리 CEO는 “이번 결정을 통해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이 잘못된 아이디어라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 세상에 접속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연령에 적절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라 밝혔다. 그는 유튜브와 틱톡도 13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에 가입하기 위해선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어플 내에서 광고를 제공하지 않고 해당 연령에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등의 계획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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