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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한항공, 전사 IT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성공…포스트 코로나 시대 재도약 발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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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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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부문 부사장 /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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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실패할 거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럴수록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에너지를 얻었다."

장성현 대한항공 부사장은 28일 전사 IT 시스템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이전 완료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힘겨웠던 과정을 이 같이 표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8년 11월 공식적으로 전사 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이전 계획을 밝힌 지 3년 만에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 중 최초다.

프로젝트 도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란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졌다. 순식간에 항공 수요가 90% 가까이 줄었다.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일이 절실한 시점에 '무모한 도전'이라 불리던 전사 클라우드 전환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

장 부사장은 "대한항공 52년 역사상 단 시간 내에 이뤄낸 가장 큰 규모의 IT 혁신"이라며 "고객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갖추게 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고자 하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직 고객을 위한 '무모한 도전'

장 부사장은 대한항공이 전사 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이전을 추진한 건 오로지 '고객'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고객들의 수요 변화에 발맞춰 기업도 보다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전사적인 결단이 있었다. 이를 위해선 클라우드 기술과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었다.

장 부사장은 "전략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클라우드를 통해 효율은 높이면서 더 빠른 방식으로 서비스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여행이 재개될 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AWS와 AWS의 국내 파트너사인 LG CNS와 함께 기존 사내 데이터 센터에서 운영했던 데이터와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IT 시스템을 3단계에 걸쳐 AWS의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데이터 분석 능력과 머신러닝 활용 등 AWS 클라우드 기능을 바탕으로 경영 프로세스 혁신과 여객서비스 강화, 예약·발권 시스템 편의성 증대, 기상예측 정확도 제고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클라우드 전환 전사적 노력 기울여

대한항공 규모의 기업이 전사 IT 시스템을 100% 클라우드로 전환한 사례는 전 산업 영역을 통틀어도 아직 흔치 않은 경우다. 그만큼 한걸음 한걸음이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과정이었다.

정 부사장은 "아웃소싱으로 편하게 운영하던 IT시스템을 인하우스로 가져와 관리, 체계, 방법을 모두 바꿔야했고 아웃소싱을 하며 잃어버린 보안이나 거버넌스도 재정비가 필요했다"며 "왜 클라우드로 가야하고 무엇이 좋아지는 지 내부적으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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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호 AWS 코리아 대표(왼쪽)와 장성현 대한항공 부사장 /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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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이번 전사 IT 시스템의 클라우드 이관을 추진하면서 관련 직원들이 데이터 및 고객 중심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AWS 이노베이션 빌더(Innovation Builde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약 50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술 기초교육을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사업부문과 기술부문의 협업 강화, AWS 클라우드를 활용한 아이디어 역량 구축 등 전사적인 전파 노력을 기울였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작업들을 근간으로 머신러닝, 프로세스 자동화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과 고객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맞춤형 고객 서비스 혁신 나선다

대한항공은 먼저 '클라우드 머신러닝 관리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는 머신러닝 모델의 구축, 학습, 적용을 모두 하나의 환경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정확한 수요 및 통계 예측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악천후로 인한 항공기 지연 예상시간, 항공기 정비 소요시간 예측 등을 토대로 고객들에게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AWS 클라우드로 구축된 고객 데이터 플랫폼에서 고객별 특성에 따른 고유 디지털 식별 정보가 부여돼, 맞춤형 고객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고객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제공 받은 서비스를 포함한 각종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 개개인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고객 접점 채널도 강화됐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이 AWS의 마이크로서비스를 활용함으로써 기존 속도 대비 90% 더 빨라지고, 새로운 서비스 적용도 실시간으로 이뤄지게 된다. 또 기존 4단계로 이뤄진 티켓 구매 단계도 2단계로 간소화했으며, 원스톱 항공권 구매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 성공 비결은 '리더십'과 '파트너십'

정 부사장은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선 경영진의 리더십과 전체 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가 IT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현업에서도 클라우드를 생각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성공적인 클라우드 전환 비결로 '파트너십'과 '단계적 접근'을 꼽았다. 그는 "파트너와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함께 목표를 위해 투자하고 희생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며 "3년 전에 클라우드 전환을 선언했을 때는 가는 방법을 몰랐지만 AWS와 LG CNS와 손을 잡고 하나씩 찾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번에 다 해내겠다는 욕심보다는 마이그레이션을 실행하며 실패에서 배우고 역량을 쌓은 후에 현대화까지 가겠다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모든 조직원들이 지치지 않고 공동의 목표로 인식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변화 관리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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