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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 자민당 총재 후보 4인방 정책 비교…누가 돼도 한일관계 개선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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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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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 후보자 4인방. 왼쪽부터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도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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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이어 일본의 새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를 뽑는 선거가 29일 실시된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후보로 나섰다. 고노 행정개혁상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과반 득표는 쉽지 않아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나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기민당 내 주요 파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기시다 전 정조회장 등은 의원들의 표심이 중요해지는 2차 투표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선거에 앞서 네 명의 후보들은 지난 23~26일 온라인 정책 토론회를 통해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네 명 모두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한·일관계 주요 이슈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혀 누가 돼도 양국 관계의 극적 개선은 어렵워 보인다.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추진 등 방위 정책이나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입장은 후보별로 갈렸다.

■변화 기대 어려운 한·일관계

한·일관계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네 후보들 모두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후보들 중 그나마 덜 보수적인 노다 간사장 대행도 “역사적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일본 영토”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이해시키고 우호국의 이해를 얻어 독도가 한국 영토로 간주되는 환경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익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다케시마의 날에 참여하는 정부 관계자를 격상하고 한국 정부가 독도에 구조물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및 위안부 이슈에 대해서는 모두 한국이 2015년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2015년 위안부 합의 때 외무상으로 직접 협상을 벌였고, 고노 행정개혁상은 2019년 7월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반발해 수출규제 보복을 했을 당시 외무상이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서는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 유일하게 참배하겠다고 밝혔다. 고노 행정개혁상과 노다 간사장 대행은 “총리로서는 참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노 행정개혁상과 기시다 전 정조회장,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

■엇갈리는 에너지·방위 정책

아베 전 총리의 유산인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주장에 대해 고노 행정개혁상은 “상대방이 애초 최초의 공격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초점이 어긋난 주장”이라며 반대했다. 그는 방위력 강화에 대해 “항공모함이나 핵무기를 풀 세트로 가지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다 간사장 대행도 “최고의 보안은 외교정책”이라며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론을 비판했다.

반면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북한이 일본에 닿는 미사일만 500~600기를 갖고 있다”며 “2차 공격에 대비해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도 선택사항”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한 발 더 나아가 “적의 기지를 먼저 무력화한 쪽이 이긴다”며 적극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 영국, 호주의 3국 군사협력체인 오커스의 출범으로 이슈로 떠오른 핵추진 잠수함(핵잠) 보유에 대해 고노 행정개혁상은 “능력 부분에서 핵잠 보유는 매우 중요하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일본의 안전보장 체제상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노다 간사장 대행은 비핵3원칙을 강조하며 “보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핵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이다. 대중국 외교 노선도 입장이 갈렸다. 대만 유사시 상황에 대해 고노 행정개혁상은 “중국의 침공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강력한 대중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지역과 제휴할 것”이라며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은 비슷했다. 당초 탈원전을 주장하던 고노 행정개혁상이 자민당 내 보수파 표를 의식해 재생에너지를 우선하되 원자력 발전으로 보완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탓이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 성공 평가 속 분배 강조

국내 정책에 대해서 대동소이한 입장을 보였다. 금융통화 정책 완화, 재정확대, 구조개혁이라는 세 개의 원칙으로 설명되는 아베 정권 시절 경제정책(아베노믹스)에 대해 고노 행정개혁상과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모두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고 평가하면서도 “분배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노 행정개혁상은 임금인상과 법인세 인하를 공약했고,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금융소득과세를 재검토하겠다며 유일하게 증세 입장을 밝혔다.

부부 별성제와 동성혼에 대해서는 고노 행정개혁상, 노다 간사장 대행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반대했고,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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