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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낙연, 역전 발판 마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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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석 기자(=순천)(kailas21@hanmail.net)]
“호남에서 뒤집을 줄 알았으나 그러질 못했는데 전남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이재명 지사를 향한 이낙연 전 대표의 대장동 공격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이 전 대표의 이 지사 비판이 내부총질로 비치면서 민심이 오히려 이 전 대표에게서 떠난 측면이 강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호남대전이 이 전 대표의 승리가 아닌 이 지사의 승리로 귀결된 후 나온 전남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처럼 호남에서 흐름을 바꾸지 못하게 되자 이 전 대표 측은 다음 달 3일부터 시작하는 수도권 경선과 2·3차 슈퍼위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천·경기·서울지역 선거인단(대의원·권리당원)이 약 33만 명에 달하고 2·3차 슈퍼위크에 약 80만 명의 선거인단(일반 국민·당원)이 포진해 있다. 이 전 대표로선 현재 11만여 표 뒤쳐진 격차를 좁힐 마지막 기회다.

프레시안

▲이낙연(사진 왼쪽) 전 대표와 이재명(사진 오른쪽) 경기지사 ⓒ유튜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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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27일 부산시의회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의혹에 대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촉구하며 전방위적 수사 확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번 부산에서 주장한 대장동 지적의 흐름이 그간의 흐름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민주당과 지지자들 사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부 총질’이라는 역풍을 감안해 이 지사를 직접 겨냥하기 보다는 토건비리 세력전반을 더 조준하는 것으로 대장동 공세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됐다.

전북지역 투표가 끝난 후 전남 동부권 정가에선 “이 지사와 대장동 의혹 간 분명한 연결고리가 나타나지 않는데도 마치 이 지사가 대장동 비리의 핵심 주범인양 공격하는 이 전 대표의 모습에 적잖이 실망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전남 동부권은 민주당 권리당원이 많은 곳이다. 특히나 순천은 전국 지자체 단위 중 가장 많은 민주당 권리당원이 있으며 이들의 지지흐름이 전남 동부권으로 번지며 전남전체로 확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한편에선 호남 투표결과를 두고 정가에선 이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이 지사에 비해 확실한 우위에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전남의 경우 “불과 122표차로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이긴 것은 이긴 게 아니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순천·여수·광양지역 상당수 민주당원들은 “이 전 대표의 대장동 공세가 ‘내부 총질’로 비치며 역풍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이 지사가 아닌 국민의힘에 각을 세우고 동시에 고향에서 ‘이낙연 동정론’으로 솔직한 읍소전략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견해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화천대유’ 때문에 사라진 ‘고발 사주’ 의혹

추석 이전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이슈는 ‘고발 사주’ 의혹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시절 측근인 손준성 검사가 야당에 고발장을 전달해 언론인과 정치인을 고발하게 했다는 의혹이다.

때문에 추석연휴에 ‘고발 사주’ 의혹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많은 국민들은 생각했으나 뜻밖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발생한 ‘대장동’ 개발사업과 연관된 ‘화천대유’가 새로운 핫 이슈로 떠올랐다.

그리고 ‘화천대유’가 오히려 ‘고발 사주’ 의혹보다 더 휘발성이 강하게 타오르면서 추석연휴를 달구었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들기 좋은 여야 대선 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이 두 사람에게 쏟아진 의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주체를 보면 ‘고발 사주’ 의혹은 여당이 ‘화천대유’는 야당과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였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과 일부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이낙연 후보 측이 ‘화천대유’를 물고 늘어지면서 ‘고발 사주’ 의혹이 이슈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비난하는 것이다.

물론 “이낙연 후보와 캠프 측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일어나는 잡음”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별거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화천대유 대주주와 천화동인 펀드 1호 소유주는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국장이다. 언론사 전 국장이 어떻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펀드의 소유주가 됐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거물급에 속하는 수 명의 법조인과 정치인이 화천대유와 얽혀 있는 점은 갈수록 의혹을 키우고 있다.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이고 딸은 직원이었다. 곽상도 의원 아들도 화천대유 직원이었다.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화천대유 자문변호사였고 권순일 전 대법관도 고문이었다.

때문에 추석연휴 기간 동안 ‘고발 사주’ 의혹 이슈가 사라지고 ‘화천대유’가 떠오르면서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난감해졌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가 언론의 의혹제기를 들며 이 지사를 공격한 것이 오히려 당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이 지사에게 득이 됐다.

‘화천대유’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의 연관성보다는 국민의힘과 법조게이트에 가깝게 보인다. 당연히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낙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이유다.

▪‘화천대유’ 수사는 진행 중. ‘고발 사주’ 의혹은 국감으로 갈 듯

현재 경찰은 화천대유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선캠프가 제기한 화천대유 관련 허위사실유포 고발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다. 이재명 대선 캠프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장기표 전 국민의힘 경선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이재명 지사 아들이 화천대유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고 천화동인 주주가 이재명 지사 측근이라고 제기한 의혹이 모두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며 고발한 것이다.

경찰이 화천대유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검찰 또한 허위사실 유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상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은 관련자들의 명단이 확연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수사만 진행되면 이재명 후보 연루여부가 가려질 수 있다.

반면에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개입 여부가 쉽게 드러나기 어려울 수 있다. 검찰 내부 특성상 손준성 검사와 윤석열 후보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추석연휴가 끝나고 민심의 흐름과 변화추세를 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흥미를 끈다. 여야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선가능성 이 지사 42.4% 가장 높아…윤 전 총장 20.7% 두 배 격차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9월 25~26일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지사는 27.8%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 17.2%,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16.3%,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1.7%였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또 홍 의원은 한 달 전 같은 기관 조사와 비교해 11%포인트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2.9%,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1.8%, 최재형 전 감사원장 1.1%, 황교안 전 총리 1.0% 순이었다.

누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 지사가 42.4%로 가장 높았고, 윤 전 총장이 20.7%를 기록해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홍 의원은 12.6%, 이 전 대표는 7.1%였다.

주요 후보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선 이 지사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46.5%,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50.6%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6.5%,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58.1%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3.1%,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 자세한 사항은 코리아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양준석 기자(=순천)(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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