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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접종에도 감염 폭증' 싱가포르, 통계 보니 '희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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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최근 싱가포르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82%에 달하는 백신 완전 접종률이 일말의 희망을 안기고 있다. '백신 효과'로 신규 확진자의 98% 이상이 경증 혹은 무증상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접종 완료자의 중증 이상 확률은 0.1% 아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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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9월16일 사이 싱가포르 내 코로나19로 인한 연령별 중증 및 사망률. 미접종자, 부분접종자, 완전접종자 순. /사진=옹예쿵 싱가포르 보건부 장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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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현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감염자의 98%가 지난 28일 동안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건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은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확률이 1.7%였다. 반면 백신을 2번 모두 다 맞은 사람은 이 확률이 0.09%에 불과했고, 중중 이상 사례는 고령자에 집중됐다.

보건부는 중증으로 될 수 있는 감염자수가 '예상치 안'에 있다면서 "지금 산소 보충이 필요한 환자는 172명, 중환자실(ICU)에 입원한 환자는 30명이다. ICU는 필요할 경우 1600병상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7일 CNBC는 의학 전문가들을 인용, 싱가포르의 높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 폭증세가 '나쁘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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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싱가포르국립대 쏘위호크 공중보건대학 학장인 테오 익잉은 "최근 싱가포르의 코로나19 환자들 중 상당수가 심각한 질병을 피했고, 그들의 항체가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감염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오 교수는 "앞으로 수개월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높게 나올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백신에 의해 잘 보호될 것이며 중증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확진자들에게서 미래의 추가적인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자연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570만명 인구 중 약 82%가 코로나19 백신을 2차례 모두 맞았다. 접종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 등 두가지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 백신만 접종하고 있다.

듀크-NUS 의과대의 전염병 프로그램 교수인 우이 엥엉은 CNBC에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통해 천천히 전염되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자연적으로 감염된다면, 우리의 면역체계는 (mRNA 백신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만을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바이러스의 더 큰 부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미래에 발생가능한 변이바이러스에 대해 사람이 더욱 잘 싸울 수 있도록(resilient)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명 안팎에 불과해 확진자 제로(0)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중점을 두며 코로나19)과 공존한다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방역 완화 조치와 함께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 6일간은 연속 일일 신규 확진 1000명을 넘어섰고, 이번주에는 3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다고 '위드 코로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방역 수칙은 강화했다가 느슨하게 했다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겠단 방침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위드 코로나' 방침은 유지하면서도, 신규확진자 폭증세를 완화하기 위해 27일부터 방역 수칙을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24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조처에 따라 백신을 맞았더라도 식음료점에서 식사할 수 있는 인원이 5명에서 2명으로 축소된다. 외부에서 모임이 허용되는 인원도 역시 5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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