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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커피 한잔 사는데 30분… 스타벅스 다회용컵 무료 제공에 몰린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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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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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많이 밀려 30분 정도 대기하셔야 합니다.”

28일 오전 8시쯤 서울 서초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이 5~6개 정도인 비교적 작은 매장에 40여 명의 사람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스타벅스 리유저블(다회용) 컵을 받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커피를 주문하려는 사람들과 커피를 수령하려는 사람들로 매장이 북적였다.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 고객은 “리유저블 컵을 받으려고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일찍 나와 매장을 방문했다”면서 “주문하고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고객은 “오늘 무슨 날이냐? 회사에 빨리 가야 하는데 지각할까 마음이 조급해진다”라고 했다.

직원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기에 급급했다. 고객들이 장시간 매장 안에 머무르고 있었는데도 QR코드 체크인이나 체온 측정, 손 소독 등을 요청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인근 강남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20여 명 정도가 음료를 주문하거나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음료를 받아 든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한 여성 고객은 리유저블 컵을 들고 나가면서 “오래 기다렸어도 귀엽긴 귀엽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서울시청 인근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받으려면 최소 20분은 기다려야 했다. 이 매장은 기다리는 사람이 10명도 되지 않았지만, 음료를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이렌 오더’로 주문한 고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날 스타벅스 앱은 30초 이상 대기해야 접속이 가능했다.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이렌 오더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벌어진 것이다. 출근 시간이 임박한 8시 40분 쯤에는 사이렌 오더로 주문한 고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매장 대기열이 길어졌다. 일부 고객은 매장 밖에서 자신의 순번을 기다렸다.

리유저블컵 증정 이벤트가 하루동안 진행되는 만큼, 점심시간에도 스타벅스 매장에 사람이 붐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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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리유저블 컵 데이를 진행한 28일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 이용자가 급증하며 앱 이용에 장애가 발생했다. /앱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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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이날 전국 매장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를 진행했다.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맞아 진행한 이벤트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라고 스타벅스 측은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행사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2000~3000명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몰릴 게 예상되는 행사를 굳이 감행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전 매장에 방역 관리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면서 “고객들도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앱 주문을 활용하는 등 스스로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 감축을 목표로 2025년까지 전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다회용컵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다회용 컵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유하는 등 환경보호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겠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홍다영 기자(h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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