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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북한 유엔대사 "미국이 적대정책 포기하면 기꺼이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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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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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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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을 향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한반도 내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단하면 화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제안한 종전선언을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밝힌 북한에 대한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를 ‘실천’으로 보이라는 요구를 되풀이한 것이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진정으로 조선의 평화와 화해를 바란다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과 전략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정책 포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주한미군 철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사는 “미국은 조선전쟁이 70년이나 종결되지 않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항시적 긴장과 대립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원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미국 행정부는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조선에 대한 이중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군사동맹과 같은 냉전의 유물을 가지고 우리를 위협한다면 정말 재미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번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의 구체적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부부장은 24일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에 대해 “지독한 적대시 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도 이날 미국과 한국의 무기를 거론하면서 “그들이 보유하거나 개발하는 것과 동등한 무기체계를 개발, 제작, 시험, 보유하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면서도 “미국이나 남조선 등 주변 국가의 안전을 절대 침해하거나 위태롭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핵을 가져서 미국이 적대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해 우리가 핵을 갖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한에 대해선 “미국의 묵인 하에 첨단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전쟁 장비를 반입하는 것도 조선반도의 균형을 깨뜨리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화합보다 동맹 협조를 우선시하는 잘못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의 조건을 제시하는 동시에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40분경 내륙에서 동쪽으로 미상 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도 “오늘 아침 북한이 탄도미사일의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번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NHK 방송이 전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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