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상생방안 서둘러 발표한 애플·구글..."국감 앞두고 여론 환기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앱결제 강제, 플랫폼 갑질로 논란 빚은 구글-애플
국정감사에서 양사 법인장 증인으로 소환
내년 진행되는 상생안 미리 발표하면서 여론 환기
한국일보

구글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구글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콧대 높기로 소문난 애플과 구글이 잇따라 국내 스타트업과 콘텐츠 업계와 상생을 다짐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양 사의 이런 행보에 대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올해 국정감사를 염두에 두고 여론몰이에 나선 게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선 플랫폼 갑질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양 사에 집중적인 추궁이 예고된 상태다.

27일 애플은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공과대(포스텍)와 손잡고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와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내년 중 개소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iOS 응용소프트웨어(앱) 생태계에서 누구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iOS는 애플의 운영체제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선 전국의 제조 중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 기술 및 친환경 기술에 대한 최첨단 트레이닝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의 국내 제조업 R&D 지원센터 건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 애플은 전국의 학교와 저소득층 가정에 수천 대의 아이패드도 공급할 방침이다.

구글코리아도 이날 성장 가능성이 큰 국내 초기 단계(시드·시리즈A)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8주간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내년 2월 말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이 프로그램에서 국내 스타트업에 자사의 기술과 제품, 글로벌 인재 및 프로그램 등 맞춤화 교육을 지원하고 구글의 멘토십 및 기술적인 프로젝트도 제공한다.

구글-애플, 한국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 규제에 공정위 철퇴까지


내년부터 시작될 양 사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조기 발표는 최근 형성된 부정적인 기류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국내에서 행해 온 양 사의 갑질은 다음 달 1일부터 열릴 올해 국정감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실제 양 사는 현재 국내에서 플랫폼 갑질과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으로 도마에 오른 상태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아이폰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 혐의'로 2016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애플은 공정위에 처벌 대신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해 사건을 종결하는 동의의결제도를 신청했다. 애플은 국내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위한 1,000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번 지원 역시 동의의결 세부 이행계획에 따른 것이다. 구글 역시 최근 공정위로부터 삼성전자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 OS만 사용하도록 강제했다는 혐의로 2,000억 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양 사는 또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자사들의 결제 시스템(인앱결제) 강제 금지 규제를 적용받는 처지다.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자사 앱마켓에 입점한 앱 개발사들에게 인앱결제만 사용하도록 강제하면서 수수료로 매출의 30%를 받아갔다. 이를 두고 '앱 통행세'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우리 국회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 달 5일 열릴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과 윤구 애플코리아 사장을 불렀다. 여야 의원들은 인앱결제 금지 법안 이후 양 사의 후속 조치와 함께 여전히 남아있는 불공정한 영업 행태에 대해 집중 질의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해외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인식이 바닥인 만큼 국감에서 구글, 애플에 대해 채찍질이 집중될 것"이라며 "이에 국감에서 뭐라도 할 말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 시점에 상생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