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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의혹 핵심 유동규, 남욱 후배와 부동산개발社 차려 동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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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 논란]

경기관광公 사장 퇴임전 유원홀딩스 설립 왜?

조선일보

성남시 찾은 野 조사특위 -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가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성남시 관계자들이 일부 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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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등에 관여한 정민용(47) 변호사는 공사에 재직 중이던 작년 11월 판교역 근처에 ‘유원오가닉’이란 회사를 설립했다. 그 2개월 후인 올 1월엔 사명(社名)을 ‘유원홀딩스’로 변경하고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 등을 추가했다. 그런데 정씨 상사였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씨와 동업 관계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대장동 사업 계획·시행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 퇴임 두 달 전 정씨와 동업에 나선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정씨는 이날 보도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원’이라는 회사명은 유 전 본부장을 지칭한 게 맞는다”면서 유 전 본부장은 동업 관계라고 했다. 정씨는 유 전 본부장을 ‘형’이라 부르며 “최근까지도 유 전 본부장과 판교 사무실에서 만나 사업 관련 회의를 했다”고 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은 되게 좋아하는 형”이라며 “형이 소개한 업체와 지금도 일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원홀딩스 지분은 명목상 정씨가 100%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사명을 유씨를 지칭하는 ‘유원’으로 정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이 회사 실소유자가 유씨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유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재직할 때 직원들은 사석에서 유씨를 ‘유원’이란 별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또 정씨는 대장동 사업 투자자인 천화동인4호(화천대유의 관계사)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사업을 주관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씨 모두와 인연이 있다. 정씨는 언론에 “유씨는 동업 관계라 등기에는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원오가닉 사명이 유원홀딩스로 바뀐 시점이 유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서 물러난 올 1월이란 점도 주목된다. 유씨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시장직 인수위원회 간사로 참여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이 지사가 도지사에 취임한 직후인 2018년 10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과거 언론에선 유씨를 삼국지에 빗대 ‘이재명의 장비’로 소개하는 등 이 지사 측근으로 꼽았다. 그러나 유씨는 최근 언론에 “나는 이 지사 측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 측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 지사는 최근 유씨 관련 기자들 질문에 “그분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유원홀딩스 전신인 유원오가닉 시절 법인 등기에는 사업 목적으로 47개가 등록됐다. 그 가운데 비료 수입 판매업도 있다. 야권에선 “대장동 개발 계획 수립과 사업자 선정을 주도한 유씨와 정씨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비료 수입 판매업과 부동산 개발업을 사업 목적으로 한 배경이 의아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유원홀딩스 사업장이 대장동에서 멀지 않은 판교역 부근에 있는데 대장동 사업과 관련성이 있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씨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사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말까지 3억원에 달하는 법인 명의 스포츠카의 신규 보험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남 변호사는 이달 초 대장동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MBC 기자였던 아내와 자녀가 먼저 나가 있던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가 소유한 천화동인4호는 대장동 개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에 8721만원을 투자해 1007억원 배당 수익을 올렸다.

남 변호사는 2019년 천화동인 4호 사명을 엔에스제이홀딩스로 바꾸고 주소도 경기 성남의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전했다. 남 변호사의 자택은 매매 호가가 45억원이 넘는 근처 반포동의 60평대 아파트다. 엔에스제이홀딩스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2016~2018년 100만원대 적자였다가 2019년 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4만33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변호사는 엔에스제이홀딩스 법인 명의로 지난달 24일 2억7000만원대의 2020년식 애스턴마틴 스포츠카 차량에 대해 신규 보험 계약을 했다. 남 변호사의 서강대 법학과 후배인 정씨는 남 변호사가 2019년 가을 비싼 차를 샀고 동문 사이에서 “큰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났다고 언론에 말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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