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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1개 지역 중 10곳서 전력난… “헝다사태보다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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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 등 동북3성 정전 잇달아…

애플에 납품하는 외국 공장 비롯해 장쑤성 포스코 공장도 가동중단

석탄값 급등·강수량 감소가 원인

시진핑 ‘2060년 탄소중립’ 선언에 석탄규제 강화로 전력난 심화될 듯

조선일보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시민들이 새로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3을 보고 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아는 27일 최근 중국의 전력 부족으로 장쑤성이 산업용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일부 애플 협력업체 공장들이 이달 말까지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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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 랴오닝성에서 남부 광둥성까지 중국 본토 31개 성(省), 직할시, 자치구 가운데 10곳 이상에서 전력 부족 현상이 발생해 당국이 공장 수천 곳에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장쑤성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강 생산라인도 가동이 중단됐다. 랴오닝성 선양 등 대도시에는 저녁 시간 전기가 끊겼다. 주민들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중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전력난의 원인은 올 들어 발전용 석탄 가격이 급등해 일부 화력 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데다 적은 강수량으로 수력 발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런 형태의 전력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 시각) “중국의 진짜 위기는 (부채 위기를 맞은 부동산 개발 기업) 헝다가 아니라 전력난”이라고 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랴오닝·지린·헤이룽장 등 중국 동북 3성은 지난 23일부터 일부 지역에 대한 제한 송전(送電)을 실시하고 있다. 랴오닝성 중심지인 선양시 일부 지역의 경우 23일 오후 4시에 시작된 정전이 자정까지 계속됐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주민에게 “30일까지 전기가 제한 공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쑤성은 전력 부족이 예상되자 이달 들어 전력 사용량이 많은 철강, 화학공업, 시멘트 등 업종에 대해 이달 말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장쑤성 장자강에 있는 포스코 스테인리스강 생산 라인 일부도 이 명령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빨라야 다음 달 초 재개될 전망이다. 장쑤성 롄윈강의 한 철강 기업 대표는 “(정부 지시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최소 30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며 “20년간 철강업을 했지만 하루 몇 시간씩 공장을 멈추는 게 아니라 아예 한 달 가까이 생산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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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 시각)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신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교차로 신호등이 꺼지자 차량들이 도로에 뒤엉켜있다. /신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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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납품 공장 여러 곳도 이달 말까지 생산이 중단됐다. 27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대만 폭스콘 자회사인 이슨정밀공업은 대만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장쑤성 쿤산 공장의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애플 부품 공급사인 대만 유니마이크론도 26일부터 이달 말까지 장쑤성 쑤저우와 쿤산에 있는 자회사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력난의 직접적 원인은 전력 소비는 매년 느는데 최근 석탄 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으로 일부 석탄 화력 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내 발전용 석탄 가격은 올 초보다 50% 이상 상승했다. 전력 생산 원가가 판매가를 추월해 발전소를 가동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자 일부러 발전량 증가를 제한한 것도 전력난의 원인이다.

여기에 중국 남부 지역에 예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수력 발전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은 윈난, 쓰촨 등 수력이 풍부한 서·남부에서 전기를 생산해 인구가 많은 동쪽으로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올해 4~5월 중국 서남부 란창장(瀾滄江), 진사장(金沙江) 상류에 비가 적게 내리면서 일부 댐의 수위가 수력 발전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광둥의 경우 전체 전력 사용량의 3분의 1을 윈난 등 서부 수력발전에 의존했지만 올 상반기 윈난에서 광둥으로 보내는 전력량은 작년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의 전력 부족 사태는 최근 들어 점점 더 빈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도 남부 광둥성 17개 도시에서 제한 송전이 이뤄졌다. 코로나 사태가 안정된 후 산업용 전력 사용 급증, 이상고온 현상에 따른 민간 전기 소비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은 동부 해안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를 집중 건설하고 있지만 이 발전소들이 전력을 본격 생산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전력난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찍은 후 2060년 이전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국 발전량의 49%를 차지하는 석탄 발전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재정전략연구원 펑융셩 부연구위원은 지난 5월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 인터뷰에서 “탄소 감축, 중립 목표 속에서 변동성과 간헐성이 큰 신재생 발전(풍력, 태양광 등)이 확대되고 전기화(전기차 등 화석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것)에 따른 전력 수요가 증가해 전력 부하(負荷)의 기복이 점점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일시적 전력 부족이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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